중국에 와서 생활하면서 교통수단도 중국사람들을 따라 바뀌게 되는 것 같다. 자전거를 많이 애용하게 되고 자동차보다는 오토바이가 더 부담이 없듯이 말이다. 중국사람들이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많이 이용하게 된 이유는 자동차 가격이 비싸 사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기도 하지만 날씨도 많은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중국에서도 남쪽에 가까운 상하이는 겨울에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도 무난하다. 그리고 중국정책으로 아이를 1명 이상 낳을 수 없어 대부분 가족 구성이 3명이니 자동차의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는 점도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변수로 중국의 교통은 중국만의 특징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나는 중국의 자전거 문화가 꽤 마음에 든다. 걸어 가는 것 보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수 있어 시간도 벌고 아주 먼 거리가 아닌 이상 무리 없이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은 자전거를 애용하는 사람이 많아 주차장도 따로 설비되어 있어 어디든 갈 수 있다. 운전면허도 없고 자가용도 없는 나에게는 정말 최적의 교통수단이다. 특히 화창한 날씨에 자전거를 타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는 것도 즐거움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중국의 남다른 교통수단이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자동차를 접하게 되면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사람들은 자동차를 그냥 크기만 좀 더 큰 오토바이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하루는 중국인 친구와 저녁을 먹고 집에 가는 길이였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자동차 한 대가 우리 뒤에 오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눈치채고 친구에게 옆으로 비켜 서자고 말했다. 그러나 친구는 괜찮다는 식으로 나에게 한마디 했다. `굳이 비켜서지 않아도 돼. 설마 차가 사람을 칠 리는 없잖아?' 나는 친구의 말을 듣고 많이 황당했다. 물론 운전하는 사람이 무턱대고 사람을 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를 생각해야 하지 않은가. 운전하는 사람이 우리를 못 볼 수도 있는 일이고 속도를 내다가 미처 멈추지 못할 수도 있는 일이다. 모든 중국인들의 머리 속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중국의 교통질서가 혼잡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교통사고에 대한 인식이 별로 크지 않은 것이다.
이런 교통문화를 체험하면서 화가 날 때도 있고 신기해 할 때도 있다. 우리가 중국사람들 사이에서 생활하려면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통질서를 잘 지키는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줘 중국인들에게 본보기가 되어 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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