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사회 자체 정화운동 필요할 때
얼마 전, S 호텔 앞에서 차를 기다리던 K씨는 술에 취해 호텔 화단에 뒹굴고 있는 사람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다 갑자기 얼굴이 화끈 해졌다.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술에 취해 화단을 나뒹굴던 사람이 여자인데다가 한국말로 큰소리로 욕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같이 있던 중국인 바이어 얼굴보기가 무척 부끄러웠다*는 그는 "상하이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을 보면 십중팔구 한국사람이다''라며 한국인의 음주문화를 개탄했다.
한편 자영업자 P씨는 술 때문에 하마터면 낭패를 볼 뻔했다. 예년과 다르게 일찌감치 송년회가 끝났지만, 술로 얼큰해진 몸으로 발맛사지를 받으러 가, 서비스 문제로 종업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주먹이 날아간 것, 맞아 쓰러진 동료를 본 중국직원들이 에워싸고 감금을 하는 바람에 그는 3시간도 넘게 잡혀있다가 연락을 받고 달려온 지인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풀려났다. 만약 피해자의 고소 고발로 이어졌다면 개인적인 위신 추락은 물론 사업상으로도 큰 낭패를 볼 뻔 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음주로 인한 폐해는 유학생들에게도 볼 수 있다. 음주 후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빈발해 `상총련'에서는 몇 년째 음주 후 오토바이를 타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오토바이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불법 오토바이에 대한 중국정부의 단속도 강력해졌다. 11월 1일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번호판이 없는 불법 오토바이에 대한 집중 단속을 강력하게 벌인 것이다. 특히 주말 저녁까지 단속에 나서 거리에 주차되어 있는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를 압수조치를 취하고 오토바이를 탄 사람에 대해 구류나 벌금 등을 함께 부과 하는 등 불법오토바이 근절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처럼 저녁식사 후 흔히 2차, 3차 술자리로 이어져 폭음을 하게 되는 한국인의 음주문화 특성상 연말연시를 앞두고 벌써부터 비틀거리는 한국인들로 인해 음주문화에 대한 교민사회의 자체 정화운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무절제한 고성방가, 욕설, 폭력 등 한국인들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사건사고의 주 원인이 음주로 인한 것인 만큼 교민사회가 각별한 관심과 주의로 무분별한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때이다.
▷나영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