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동호회, 우리가 바둑에 열광하는 이유
"바둑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두뇌 스포츠이자 보드 게임입니다. 바둑을 둘 줄 모르는 사람은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들 하죠. 하지만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고스톱처럼 조금의 규칙만 알고 나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바둑은 가로 세로 각각 19줄이 그어진 판 위에서 돌을 놓아 더 많은 집을 짓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돌을 놓다 보면, 상대방보다 더 많은 집을 짓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게 되는데 그 때 벌어지는 두뇌 싸움이 바둑의 묘미라고 동호회 이재원 회장은 전한다.
바둑돌 하나에 인생의 고뇌가 담겨있다고 느껴, 바둑 두는 시간만큼은 엄숙하고 경건한 자세로 임한다는 회원들은 지난 2002년 창단해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한때는 회원의 참여도가 낮아 흐지부지 모임이 해체될 위기도 겪었지만, 지금은 20여명의 회원과 함께 꾸준히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초반에는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여성 회원도 있었지만, 현재는 오직 `남성 기사단'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동호회 대부분은 어느 정도 바둑을 두는 실력파 회원들로 구성됐다. 바둑의 강국 한국인
의 동호회인만큼 주동적으로 발벗고 나서 외국 바둑인들과의 교류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매년 2~3회 한•중•일 바둑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난 가을에 열렸던 한•중•일 기업 바둑인 대회는 한국에서 7팀이 참가했지만 중국과 일본에 밀려 3위를 차지해 무척 아쉬웠죠. 하지만 친선도모를 위한 대회였기 때문에 많은 바둑인들과 교류하고, 동호회를 알린 것만으로 만족합니다." 바둑 동호회는 올해 교민들만의 바둑대회를 준비 중이다. 중국, 일본과 많은 교류전을 갖고 대회를 치르면서 항상 염두해 두었던 일을 올해 성사시킬 계획이다.
바둑이 집중력과 끈기를 기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해서 한국에서는 이미 `영재바둑'이 열풍이다. 동호회에서도 이 곳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바둑 교실을 열었던 적이 있었다. 이재원 원장은 "바둑은 꾸준히 배워야 실력도 늘고, 부차적으로 집중력과 끈기도 배울 수 있는데, 아이들 대부분이 주재원 부모님을 따라 온 탓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돌아가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동호회 회원들은 틈만 나면 바둑을 두러 삼삼오오 모여 바둑을 둔다. 그들이 그토록 바둑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지 실력을 겨루기 위한 것,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리라.
"바둑을 둠으로써 느는 것은 실력만이 아닙니다. 한 판 두고 나서 왜 졌을까, 왜 이겼을까를 되돌아보면서 바둑에서는 돌과 돌을 연결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나의 돌이 잘 연결되어 있으면 그만큼 승률이 높아집니다. 우리네 사는 모습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마음이 튼튼하려면 차근차근 마음의 돌을 연결해야 합니다. 기초를 튼튼히 할 때 멀리 뻗어나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동호회 안내
일시: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전
장소: 서울리아 호텔 옆 본가 건물 4층
문의: 이재원 회장 137-0184-2811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