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주택, 대출한도↓ 금리↑… '가구' 단위로 판정
중국정부의 부동산대출 긴축조치에도 상하이 집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인민은행과 은행감독위원회는 두번째 주택의 은행대출과 관련해 강도 높은 정책을 추가 발표했다. 중국정부는 지난 9월말 '두번째 주택의 은행대출 한도를 60%로 낮추고 기준금리의 1.1배를 적용'한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으나 '두번째 주택'의 판정기준이 모호해 논란이 됐다.
이번 정책은 두번째 주택이 '개인'이 아닌 '가구(부부 및 미성년자녀 포함)'를 단위로 한다고 명시했다. 즉 부부 중 한 명이 부동산대출을 받은 적 있다면 다시 구입하는 주택이 두번째 주택이 되는 것이다. 대출을 전액 상환했더라도 예전에 부동산대출을 받았던 경력이 있으면 두번째 주택으로 간주된다.
기존에는 중국 은행 대부분이 '개인'을 단위로 해왔기 때문에 이번 정책은 구매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1일과 12일 한 인터넷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상이 '주택구매 계획을 미루겠다'고 답했다. 대출 긴축과 향후 추가로 발표될지도 모르는 과열 진정책 등으로 부동산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심리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구매 계획에 변함없다'는 응답도 30.36%를 점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 긴축 정책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의 정책으로 부동산시장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집값 하락과 연결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단, 가격이 떨어질 때는 구매에 나서지 않는 중국인의 소비특성상 심리적인 위축이 더욱 커 관망기가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분석은 2004년 은행대출 긴축이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온 것에서 더욱 힘을 얻는다. 개발상이 집값을 낮출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오히려 시장이 되살아나기 시작할 무렵부터 부동산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개발상들은 가격인하보다는 공급 축소를 선택했고 집을 묶어두는 방식으로 소득의 극대화를 꾀했다.
전문가들은 은행대출 긴축 결과는 지역에 따라 단기적으로 약간의 가격조정은 있겠지만 가격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최근 상하이 분양주택은 공급부족, 판매 가능한 주택 면적이 점점 적어지는 현상을 빚어왔다.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데 수요 억제라는 정책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공급부족 현상은 단시일 내에 해소하기는 어렵고 최소 1~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부동산 보유세로 꾸준하게 논의되고 있는 물업세(物业税)와 관련, 재정부과학연구소 쑨강(孙钢)주임은 최근 광저우에서 진행된 부동산포럼에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징수 시점이 결정되지 않았으며 적어도 내년에는 시행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주택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수, 면적, 유형 등에 따라 징수기준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