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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우리말, 이젠 그만!

[2008-01-22, 21:32:43] 상하이저널
요즘 대통양 시장(일명 `짝퉁시장')에 들르면, 여기 저기서 한국말을 쉽사리 듣게 된다. 이 곳 상인들의 대단한 언어적 감각에 감탄의 말이 절로 나온다. 언니! 누나! 비싸? 안 비싸! 싸~다! 이쁘~다! 등, 그야말로 짝퉁같은(?) 한국말들이 우리 등 뒤에서 우리 목덜미를 끌어 당기는 듯하다.

처음으로 이 곳을 찾은 한국인들은, 이 중국 상인들이 하는 어설픈 한국어들을 무척이나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이 상인들이 하는 서툴고도 약간은 어눌한 어투를, 비슷한 어조로 흉내 내듯이 응대하면서, 그야말로 즐거워 죽겠다는 표정이다. 한편으론, 중국인들과 의사소통이 된다는데 크게 안심(?)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런 장면을 지켜보는 나는 마음 한 켠이 마냥 편하지 만은 않은 건 왜일까…

한국인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한국말을 열심히 배워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의 노력이 가상스럽고 대견하기까지도 하지만, 이 소위, 짝퉁을 판다는 시장에서 듣는 한국말은 왜 그저 짝퉁으로만 들리는 것일까?

윗사람이나 상대방에 대한 예의로서, 존댓말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우리말들이 편의상, 배우기 힘들다는 핑계로 간단한 반말로서, 중국인들의 입을 통해 사용되는 걸 보니, 사뭇 외국에 나와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민망하고 부끄럽기까지 하다. 가르친 사람들이 분명 한국인이었을 텐데. 좀 더 신중하고도 조심스럽게 가르쳤더라면, 이 중국 상인들이 좀 더 예의 바른 사람들이 되었을텐데… 반말을 막~ 마구 써대는 이 사람들이 나로서는 마냥 귀엽지만은 않다. 우리말이 자꾸 자꾸 변질되어, 급기야는 이 이국 땅에서 세월과 함께 언젠가는, 정말이지 존칭어 자체가 없어져 버리지 않을까 하는 작은 걱정이 앞선다.

한편, 두 돌도 안되어 이 곳에 온 우리 아이, 지금 벌써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음에도 한국어가 어눌하여, 한국말 구사 하는 게 영~ 자연스럽지가 못하다. 한국에 사는 같은 또래들에 비해 못 알아 듣는 말도 많고, 표현력 또한 부자연스럽고 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늘은 무슨 요일이예요?"를 "오늘은 몇 날이예요? *라고 말하고, "이 아이스크림이가, 이 빵이가 (?) 정말 맛있어요"라며, 안 넣어도 될 `가'를 자꾸 넣어 말할 때면, 고쳐주고 또 고쳐줘도 잘 고쳐지지 않는 걸 보면서, 어쩔 수 없는 고국과의 거리감에 맘이 찡하다.
아이뿐만이 아니다. 나로서도 중국에 살다 보니 쉽게 입에 붙어버린 말 들이 너무 많다!… "두오 샤오 치엔?", "마~판!", "뿌야오!" "덩~이샤!" 등 … 이제는 한국말 표현보다 더 편하게까지 느껴지는 이 말들!... 어쩌면 정확한 한국말 표현이 빨리 떠오르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 아이들은 자라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쳐 줄 기회가 앞으로 참 많을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이들의 거울이 되어야 하는 우리 어른들, 특히 여기 이 곳, 외국에 나와있는 우리 부모들, 이제라도 올바른 우리말을 아이들에게 인지시켜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새삼 해본다.

어느 곳, 어느 경우에서도 우리 고귀한 한국말을 짝퉁으로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 아이들, 짝퉁 한국말 하는 거 들리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바로 잡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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