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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설(雪), 설(春节), 설(说)

[2008-02-05, 03:05:00] 상하이저널
온대지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하다. 남쪽이라는 강한 이미지에 눈은 구경할 수 없는 곳이라 단정하게 되는데, 이게 왠 조화란 말인가? 필자가 상해에 온후 아마도 세 번의 눈을 구경 한 듯 싶은데, 첫번째는 눈발이 좀 흩날리는 눈(雪)을, 두번째는 눈사람을 만들어놓고 몇 시간 감상 할 수 있었던 눈(雪)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눈은 예사롭지가 않다. 50여년만의 눈, 십여년만의 폭설 벌써부터 설(說)들이 많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할 뿐이다. 1928년에 그 뜨겁다던 광동성에 폭설이 내려 온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는 뉴스가 있다. 그 정도의 충격처럼 이번 상해의 폭설은 놀람 그 자체였다. 하늘은 가끔씩 혼미해지는 우리네에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자 가끔씩 이런 선물을 주는 게 아닐까? 아무튼 요즘 상해 사람들에게는 TV나, 영화 속에서 만 볼 수 있을 뻔한 선물을 직접 받게 되어 무척이나 즐거울 것이다.

곧 설(春节)이 다가오는데 이렇게 대설을 내려주니, 기쁜 설(说) 또한 많아 질 수 밖에 없나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조잘대는 여직원들의 말투를 들으면 평소보다 들뜨고 즐거워하는 모습들이다. 평소에 눈(眼)밖에 난 사람도 이 눈(雪)으로 말미암아 다시 기회를 잡게 되고, 눈물범벅이 된 아이도 이 눈(雪)을 보며 금방 헤죽거리며 좋다고 난리다. 강아지들이 눈이 내리면 왜 그리 좋아라 펄쩍 뛰는지 다들 잘 아시리라…. 발이 시려워서 그렇다나? 뭐래나?...

필자 또한 모처럼만의 큰 눈을 보고 괜히 기분이 업(UP)되어 괜시리 허무한 농담이 튀어나온다. 그런데 정말 궁굼했다, 상해는 예전부터 원래 그렇게 눈이 안내렸는지, 연세를 아주 많이 드신 상해 노인분께 물어봤다. "아니 내 어릴적엔 눈이 많이 왔지, 그때는 많이 춥기도 하고 그랬지만, 지금처럼 삶이 딱딱하지는 않았어, 사람들마다 정(情)이 많았는데… 하며 말끝을 흐리는 老人의 눈가에 세상의 풍파와 경륜을 그려놓은 듯 잔주름이 가득하다. 순간 괜히 듣고 있는 필자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바쁘게 앞만 보며 달려가는 우리네, 모든 고민을 안고 오늘도 깊은 시름을 하고 있을 시간에 백설(白雪)은 아랑곳 하지 않고 뿌려 대고 있다. 책과 씨름하는 학생들에게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심초사 하시는 모든 이에게도 눈은 똑같이 깔끔한 하얀색으로 다가올 뿐이다. 그렇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대박으로 쏟아지는 흰 눈을 맞아보자. 그리고 소리쳐보자 "그래 난 대박을 맞는 거야!” 몸은 비록 녹아 내리는 눈으로 젖어 들지만 마음만은 하얗게 바뀌어가리라.

눈으로 차가 좀 막혀도 불평하지 말자, 오히려 좀더 일찍 서둘러 출발할 수 있는 마음을 갖자. 그럼으로써 한발 더 부지런해지고, 그 부지런함이 내게 큰 행운의 결실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자.

바라건데 독자님들이 이 큰 눈을 한아름씩 받아 올 설에는 더 풍요로운 설이 되시길 바라며, 더 좋은 설(?)들을 만들어 주위에 많은 덕담을 하시기 바랍니다. 복 많이 받으시옵고 좋은 꿈 머니, 머니(Money, Money)꾸소서.
▷조용한 상인 (Trnt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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