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치열하게 벌어졌던 중국의 개혁방향에 대한 대논쟁이 시장경제화 개혁을 계속 유지하되 소외계층 보호와 소득분배에 보다 역점을 둔다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마카이(馬凱) 주임은 25일 상하이에서 막을 내린 `전국경제체제개혁공작회의(개혁회의)'에서 조화(和諧)사회를 건설하는데 해로운 체제적 장애를 철폐하는 것을 개혁심화 3대 원칙의 하나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취업 확대와 소득분배, 사회보장제도 및 교육, 보건제도 개혁에 향후 개혁의 중심을 둬 도시.농촌 이원화 경제구조를 바꾸고 공공서비스 균등화를 실현하는데 유리한 체제를 마련하겠다고 마 주임은 덧붙였다.
지난해 초반부터 중국내에선 의료, 교육, 취업, 부동산 등을 둘러싼 사회적 불만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그동안 진행해온 개혁.개방의 득실과 진퇴를 놓고 지난 92년 이래 가장 열띤 논쟁을 벌여왔다.
개혁 반대 주장의 논지는 "과도한 시장경제 개혁이 고가의 의료비나 학비 상승에 따른 진학난, 집값 폭등, 취업난, 국유자산 유실 등 경제사회 문제를 가져왔다" 는 것.
심지어 그간의 개혁을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 속에서 개혁을 부정하는 목소리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중국 당국은 논의를 진정시키는데 적잖은 진땀을 흘렸다.
이에 따라 양회(兩會)를 전후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지난 6일 상하이 전인대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개혁방향 고수에 대한 견고한 의지를 밝히며 논쟁을 정돈하려 했다.
중국의 올해 경제업무계획이나 정부업무보고에선 계층별 모순과 문제를 해결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며 일반 민중이 가장 직접적으로 와닿는 현실 문제인 취업, 사회보험, 의료, 안전생산을 중점 업무대상에 올려놓았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개혁의 노정에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지만 뒤로 물러서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반(反) 시장경제화 주장에 대해 쐐기를 박았다.
그래도 계속 시장경제화 개혁에 대한 좌.우파간 논쟁이 계속 이어지자 중국 발전개혁위원회는 양회(兩會) 폐막 9일만인 지난 24일 제3차 개혁회의를 열기에 이르렀다.
통상 개혁회의가 4, 5월께 개최됐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 당국이 이번 개혁논쟁을 진정시키기 위해 얼마나 다급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學習時報)도 최근 개혁 노선을 계속 견지해야 한다는 선바오샹(沈寶祥) 교수 등 개혁 이론가 3명의 글을 게재한 데 이어 당.정 고위층도 시장경제 개혁을 계속 유지하되 소외계층도 개혁의 성과를 함께 나누는 자세를 잇달아 역설하고 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거시경제부 루중위안(盧中原) 부장은 "사회 공정성을 제고하는 것은 효율성 원칙을 부정하거나 평균주의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고 취업기회나 소득분배 수준을 제고, 사회 생산성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