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의 교육 방식 차이와 동일점
아침 출근길에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쓴 수국을 보았다.
내가 알고 있던 수국은 커다란 나무에 하얗게 탐스럽게 피어있는 것이고, 아침 길가에서 본 것은 나즈막한 키에 붉은 색을 띄고 있었다. 수국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그 동안 늘 지나던 길가에도 피어있던 것이 수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알고 있었던 모습이 아닌 붉은빛, 보랏빛 등 색깔만 달랐을 뿐.
내가 처음 중국에 온 것은 95년 여름 3박4일 북경 단체여행이었다. 만리장성, 천안문 등을 코스로 하는 여행이었는데, 중국의 실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기뻤었다. 그런 기쁨을 마음에 품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것들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마구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 천안문 광장 쪽에서 커다란 화물 트럭에 대포알을 가득 싣고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혼자서 정의를 내렸다.
유학 생활을 시작한 후 시장에 갔을 때 천안문 광장 근처에서 보았던 그 ‘대포알’이, 초여름 밥상에 늘 오르던 가지 즉 ‘둥그런 가지’였던 것을 확인하고 ‘픽’ 웃음이 났던 기억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것들을 접할 때, 그것이 나에게 익숙해지기 까지는 약간의 거부반응이 있기도 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하는 일은 학생들의 학습과 생활 등 유학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도와주는 일이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학생들과의 ‘상담’이다.
상담을 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무엇인가 필요하기 때문에 스스로 요청하고, 아니면 교사들이 필요에 의하여 상담을 요청하기도 한다. 학생이 요청하는 상담은 ‘학습과 진로’가 가장 많고, 교사가 요청하는 상담에는 학습과 진로 이외에 ‘학교 생활 부적응’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학교 생활 부적응 중에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것은 중국 교사들의 교육 방식으로 인한 갈등이다.
한국의 교육이 학생들의 개성 및 창의성을 중요시하며 교육을 시킨다고 하면, 중국에서는 학생들간의 비교를 통하여 발전하도록 독려 한다. 비교를 당하는 학생은 ‘인격 모독’이라고 생각하여, 나를 비교한 교사와 좋지 않은 관계가 지속 되기도 한다. 이것은 한국과 중국의 교육 방식의 차이점이자 다른 점인 것이지만 ‘틀린 것’은 아니다. 중국 교사들도 인격모독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닌, 학생들의 발전을 위한 배워온 대로 실행하는 것 인데, 학생들의 거친 항의와 반응에 놀라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로 상담을 하는 학생들과 교사에게는 한국, 중국의 교육 방식에 대한 것을 설명해주고 이해를 도와준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가 힘들겠지만 교육 방식에 대한 기초지식을 알고 난 후에는 더욱 적극적인 방법으로 교사들과 소통을 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의 교사들의 목적은 하나이다 ‘학생들이 잘되게 하는 것’
하얗던, 빨갛던 수국이 다른 이름을 갖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내가 알고 있는 수국이 변하지는 않는다. 그것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뿐이다.
▷최향숙(JK 아카데미 관리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