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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 칼럼> 리모컨을 잡아라

[2008-06-11, 02:07:07] 상하이저널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의 일반적인 가정을 보면 TV 채널권을 누가 가지고 있는가를 보면 그 집안의 실세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그 집안에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해가는데 보통 결혼을 하면 처음에는 남편이, 시간이 지나면 자녀가, 이후 자녀가 성장하면 아내로 TV리모컨이 이동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중 자녀들이 성장시기가 긴만큼 리모컨을 장기 집권하게 된다.
이번 호에서는 2000년 이후부터 부동산 구입시 의사결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떠오르는 실세 소황제, 소공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려 한다.

[팬더현상]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은 신화 속의 용을 제외하고는 현존하는 대표동물이 바로 팬더이다.
포유류 식육목팬더과 동물로 일년 중 임신기간이 2~3일 정도밖에 안되어 보통 팬더 한 마리가 평생 하나의 새끼를 낳아 세 살이 될 때까지 몸에서 떼어놓지 않고 애지중지 키운다. 이들 팬더의 끔찍한 자식사랑과 중국에서 소황제, 소공주에게 쏟아지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비슷하여 이를 팬더현상이라 부른다.

중국정부는 1979년 ‘한 가정 한 자녀 갖기 운동’을 전개해 인구문제를 강한 공권력으로 해결하기를 원했다. 이후 인구의 폭발적인 팽창을 막는데 성공하였고 그 부산물로 소황제, 소공주가 사회전면에 등장하게 되었다. 이들의 가정 내에서 의사결정권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게 되었는데 베이징의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영점조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인구수가 3.26명인 도시지역에서 5세부터 12세까지의 어린이가 가정 내 의사 결정권의 32%를 행사하고 13세부터 18세 자녀에서는 그 비율이 44%로 더욱 높게 나타났고 4세이하의 유아의 의사결정권도 12%에 달한다는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공개하였다.

최근에는 소황제의 의사결정권의 영역도 넓어져서 음식, 옷, 오락, 학용품 등을 넘어 새로운 영역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례로 얼마 전 필자가 만난 중국인 띵(丁)씨는 분양 받아 작년에 입주한 아파트를 몇 달전 임대를 주고 별장으로 이사를 하였다.

그에게 이사를 한 이유를 물어보니 딸아이 친구들이 지금 이사한 별장촌에 많이 사는데다 딸아이가 외국인 친구들과 돌아가며 집에서 파티 하기를 좋아해 별장으로 이사 가자고 조르더란다. 그래서 멀쩡한 새 아파트를 두고 별장으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이는 단적인 예이지만 간접적으로 나마 소황제의 파워가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실 거래자 자격으로 소황제의 영향력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소황제 1세대는 이미 학업을 마치고 사회전면에 포진하면서 재테크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면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였다.

특히 이들이 결혼을 하면서 부모는 자식에게 도심에 집을 마련해주고 본인들은 교외나 변두리에 주택을 구입해나가는 사회적인 현상이 두드러지고있다. 자식에게 아낌없이 주고 당신은 불편해도 된다는 부모의 마음이 부동산시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황제 1세대나 어린 소황제들이 중국 부동산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세력으로 성장하였다. 이들이 리모컨을 어디로 돌리냐에 따라 주택시장에 판도를 바꿀 만큼 성장한 것이다.

이제 팬더들의 리모컨에 부동산채널이 추가 되었다. 앞으로 중국부동산 시장이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이들과의 채널을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획일성을 거부하는 이들의 니드를 받아들여 차별화된 디자인과 신선한 마케팅으로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인중개사/김형술 133-116-12558
sulsul2002@yahoo.co.kr
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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