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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년, "100세 청춘 꿈꾼다"

[2006-03-28, 03:06:08] 상하이저널
팔십까지 씽씽하게, 씽씽파 동아리 외국 생활은 힘들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들도 문화의 차이로, 혹은 외롭고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손자까지 둔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 정도의 연배라면 그 강도는 더할 것이다. 언어의 장벽, 친구가 없는 외로움에 고국행을 재촉하는 경우가 대부분 일 터. 이에 성(性)의 벽, 신앙의 벽을 넘어 외로운 외국 생활의 편안한 벗이 되고자 '어르신들'이 뭉쳤다. 그 이름도 '육십부터 팔십까지 씽씽하게'라는 뜻의 씽씽파, 이름에서부터 활기가 넘친다.
"우리는 선택 받은 노인들입니다. 자식들 덕택에 노년에 편안한 외국 생활도 하고,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낼 친구들도 만났으니까요. 작은 모임을 통해 서로 살아가는 얘기도 나누고, 좋은 일도 많이 할 생각입니다." 씽씽파 동아리의 이종배 총무는 지난 99년 상하이에서 잠깐 지냈던 적이 있었지만, 적응이 힘들어 포기하고 한국으로 향했다는 경험을 토로하며, 그 때 당시 말벗이 될 친구라도 있었으면 그만큼 적적하고 외롭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한다. 다시 찾은 상하이 생활은 실패로 돌아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이종배 총무의 아들 준철씨가 주축이 되어 동아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
"상하이에 살고 있는 어르신 대부분이 자식들의 사업 때문에 본의 아니게 고향을 떠나와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이국 땅에서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 같은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늘 죄송스러웠죠. 함께 하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드리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인데, 모임 때 너무 행복해 하시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지난 8일, 1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있었다. 올해 아흔의 민영식 옹이 정정한 모습으로 참여해 주위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온 가족들로 더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현재 회원 40여명 중 10명 정도는 아직까지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이종배 총무는 "사회 활동을 하는 분들은 씽씽파에 가입하면 자신이 굉장히 늙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선뜻 나서지 않는 것 같다"며 "여가시간을 활용해 가까운 동물원이나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친목은 물론 건강까지도 좋아져 더 젊어지지 않겠냐"고 전한다.

씽씽파는 상하이 내 산재한 교민단체를 한데 아우르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아직은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정도이지만, 향후 차차 교민사회를 위한 봉사활동, 바자회 등 모임의 성격을 구체화 해 갈 방침이다. 모임의 규모가 커지면서, 현재 가장 절실한 것은 모임 공간이다. 10여명 정도는 회원 가정에서 둘러앉아 식사도 하고, 얘기도 나눌 수 있지만 50여명 이상이 넘어서면 딱히 모일만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이총무는 교민 단체나 기타 기업체에서 모임 장소를 제공했으면 한다는 바램을 전했다.
"우리 모임에 나오는 할아버지는 추리닝, 할머니는 몸빼를 입습니다. 그만큼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나오는 것이죠. 이웃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자식 자랑, 손자들 커가는 이야기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몰라요."

당신들도 한때는 세계를 제패할 패기를 가진 멋진 청년, 새침떼기 요조숙녀였을 때가 있었으리라. 세월의 풍파에, 자식들 뒷바라지에 깊게 패인 주름살이 우리는 항상 가슴 아프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도와드리는 것,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닐까. '씽씽하게 팔십까지'라는 씽씽파의 구호처럼, 어르신들의 황혼에 항상 웃음과 건강이 함께 하길 바래본다.

모임 안내
문의: 이종배 5476-0921
134-8216-5222
http://cafe.naver.com/kmisassp.cafe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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