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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조카의 졸업식

[2008-07-15, 02:03:00] 상하이저널
며칠 전 4년반을 같이 생활했던 조카의 졸업식이 있었다. 졸업 가운을 입고 학사모를 쓴 조카의 모습과 그 모습을 자랑스럽게 바라보는 아주버님과 형님의 모습에서 지나간 4년반의 세월이 그야말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남자애들 둘만 키우는 우리집에 5년전 어느날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도 아닌,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조카가 유학을 오게 되었다. 여학생인지라 기숙사 보다는 우리집에서 통학을 하게 되었는데, 집이 푸동이라 거의 2시간 정도의 거리를 버스며 지하철을 이용해 다니느라 조카도 고생을 많이했다.

하지만 유학생들이 이렇네 저렇네 말이 많았던 상하이였던지라, 나는 마음속으로 조카가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돌아가기를 수없이 빌면서 겉으로는 엄한 작은 엄마가 되어야 했었다.

조카의 어학연수 시절에는 내가 다니던 학교에 등록하게 하여, 바로 옆에서 감시 아닌 감시를 했었고, 타학교 본과에 입학한 후에는 친구들과 여행이라도 간다고 하면, 같이 가기로 한 친구들을 따로 만나 일정이며, 같이가는 친구며, 시시콜콜 귀찮을 정도로 물어보며 챙겼고(?), 조금이라도 귀가 시간이 늦어지면 큰소리로 야단도 치곤 했더니 조카도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흘러 조카도 어느덧 철이 들어 내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고, 공부도 열심히 하여 무사히 졸업논문이 통과 되고, 고급 HSK 성적도 받게 되어 학사모를 쓰고 즐겁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온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누나와 보낸 시간들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고, 어버이날 내게 보낸 조카의 편지에는 아들만 있는 작은엄마의 ‘딸’이 되어주겠다는 기특한 약속이 씌여있었다.

5년전 추웠던 어느 겨울날 서먹한 모습으로 푸동공항에 내렸던 녀석이, 헤어짐의 서운함에 울먹이며 상하이를 떠나갔다. 나 에게도 나의 ‘딸’에게도 지나간 4년반의 시간이 헛되지않게 되어 참으로 고맙다. 한국으로 돌아가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하고 있으니, 하루 빨리 원하는 곳에 취업이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오기를 기다린다.

상하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중국의 발전 가능성과 함께 한국에 있는 학생들이 많이 유학을 오고있다. 걔중에는 정말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며,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는 학생들도 있고, 부모로부터 떨어져 있다는 자유로움을 만끽 하는 학생들도 있는것으로 안다.

지금은 남의 일이라고 칭찬도 하고 흉도 볼 수 있지만, 바꾸어 생각하면 지금 내 품안에 있는 내 아이들이 앞으로 3-4년 후 면 진로가 어떻게 되든 내 품을 떠나 자율적인 생활을 해야 할텐데, 아침에 자고 일어나 잠자리에서 쏙 빠져 나오는 모습이나, 제 책상 이며 욕실을 정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요즘은 방학이라 일부러 아이들에게 각자의 방청소나, 식사 후 식탁 정리등을 시키며 훈련을 시키고 있지만 아이들이 엄마의 잔소리가 없이도 스스로 할 수 있을까 하는것은 미지수이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워 실천 하지 못하고, 학원이나 과외에만 의지를 한다면 지금 당장의 성적은 좋을지 몰라도 그것이 오래 지속되지는 못 할것이다.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이 아이들이 원하는것을 그때 그때 제공해주는것이 아니라, 원하는것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것이라는것은 잘 알고 있지만 생각대로 쉽게 되는것은 아니다.

우리는 어떤 부모일까? 문득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다.

▷푸둥 연두엄마(sjkwon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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