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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의 미래 비춰주는 헝뎬 촬영소

[2006-03-29, 08:00:06] 상하이저널
정우성ㆍ김태희 주연의 영화 '중천'(감독 조동오, 제작 나비픽처스)이 막바지 촬영을 진행 중인 중국 헝뎬 촬영소(橫店影視城).

중국 영화 '영웅'과 '무극' 등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이곳은 중국 저장(浙江)성의 항저우(杭州)에서 차로 2시간30분 떨어진 읍(邑)규모의 조그마한 마을이다. 물론 '조그마한 마을'이라 해도 우리나라 읍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지만.

이 촬영소를 나비픽처스 공동대표이자 '무사' '비트'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은 "중국 영화의 미래를 담을 인프라이자 중국 영화의 미래를 보여주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차근차근 둘러본 헝뎬 촬영소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세트가 위용을 자랑한다.

1840년대 광저우(廣州) 거리를 재현해 1995년 영화 '아편전쟁'을 촬영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화 세트장으로 자리잡은 이곳은 현재 크게 네 개의 촬영장으로 나뉜다.

'영웅'에서 소개된 바 있는 진시황궁 세트장과 중국 송나라 시대 화가 장택단(張擇端)의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ㆍ중국 청명절 도성 내외의 번화한 정경을 묘사한 그림)'에 나타난 거리를 그대로 재현한 동명의 세트장. 광저우 지역의 옛 건물을 그대로 모아놓은 광저우제(廣州街), 그리고 작년에 완성된 쯔진청(紫禁城) 세트다.

진시황궁 세트장의 규모만 해도 7만㎡에 달한다. 이곳은 97년 천카이거(陳凱歌) 감독이 '시황제의 암살'이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이 영화는 흥행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헝뎬이 중국 영화 촬영소의 중심으로 거듭 태어나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 '영웅'의 황제의 거처와 리롄제(李連杰)가 죽는 마지막 장면 등이 촬영됐다. 한쪽에는 '무극'에서 선보인 장방형의 황궁이 지어져 있다.

'중천'의 마지막 장면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중천' 제작팀은 헝뎬 촬영소 사상 처음으로 나이트 신을 촬영했다. 판타지 무협 영화인 까닭에 낮보다는 밤이 분위기를 내는 데 더 적절하다는 판단이었다.

나비픽처스의 조민환 대표는 "이곳에서는 조명을 동원해 나이트 신을 찍은 적이 없어 상하이에 있는 모든 조명회사의 조명기를 구했으나 이것만으로도 부족해 다른 곳에서도 공수해왔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나이트 신을 촬영할 때 100㎾정도면 가능하나 워낙 촬영지가 넓어 1천300~1천400㎾정도의 전력이 필요했던 것. 그 덕에 대형 크레인 8대에서 빛이 쏟아져 나온 장관을 연출하게 됐다.

'청명상하도' 세트장에서는 영화 '중천'에서 죽은 자들이 이승을 떠나 처음으로 도착하는 중천에 살아서 오게 된 이곽(정우성 분)과 중천을 지키는 천인(天人) 소화(김태희)가 첫 만남을 이루는 장면을 촬영했다.

호수 한쪽에는 이 영화의 주요 오브제가 되는 도화(桃花)배가 띄워져 있다. 복숭아꽃잎이 흩날리며 귀신을 쫓는 하이라이트 장면에 쓰였다.

'중천' 팀은 이곳에 1억여 원을 들여 영화에 필요한 새 세트장을 지었다. 조 대표는 "만약 한국에서 이런 규모의 세트장을 짓는다면 5억원 정도가 소요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태프 등 400여 명의 숙식비가 하루에 1천만원 정도인 데다 비가 많이 와 촬영을 20여 일간 못하는 바람에 제작비는 거의 비슷해졌다고.

쯔진청 세트장은 베이징에 있는 실제 쯔진청의 80% 규모로 지어졌으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이곳 세트장은 97년 '시황제의 암살'이 촬영된 이후 이 지역에서 실크 및 식품 화학회사로 상권을 장악하고 있던 헝뎬 그룹이 전략적으로 키운 곳이다. 촬영지 대여료는 받지 않는 대신 숙박과 요식업으로 수입을 거두고 있는 것. 진시황궁 세트장만 해도 130억원이 투여됐다. 앞으로 상하이 거리 등도 재현될 예정이다.

촬영장을 안내한 베이징제편창(北京製片廠)의 룬 티에핑 프로듀서는 "중국 영화와 드라마 등 1년에 100여 편이 이곳에서 촬영된다"고 소개한 뒤 "이 세트장 덕분에 헝뎬 일대의 지역경제가 살아났으며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고 전했다.

김성수 감독은 "이 세트장에서 제작되는 중국 영화 중 3분의 1도 극장에 걸리지 않는다. 여전히 중국에서 영화는 투자비도 못 건지는 산업"이라면서 "그럼에도 해마다 중국 영화가 5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는 것을 보면 중국 영화산업의 잠재적 역량을 짐작할 수 있다"며 중국의 저력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불법 DVD가 점령하고 있지만 이미 영화의 맛을 알게 된 중국인들이 정식으로 사 본다면 엄청난 시장이 된다"고 말하는 그는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작년 4월 베이징에 나비픽처스 지사를 설립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영화, 특히 무협판타지 영화가 미국 상업영화 시장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헝뎬 촬영소는 중국 영화의 중심이자 최소한 아시아 영화의 메카가 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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