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은 30일 자동차 부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에 공동으로 착수했다.
롭 포트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미국 정부가 WTO제소를 위한 첫 단계 절차에 착수했다며 중국이 "성숙한 무역 파트너로서"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포트먼 대표는 미국의 거듭된 이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의 수입 자동차 부품에 대한 규제들은 WTO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함께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이날 중국의 차부품 수입규제 문제에 대한 WTO 제소 절차에 나섰다.
미국과 EU가 차부품 문제를 들어 중국에 대한 WTO제소 절차를 추진하고 나섬에 따라 중국은 앞으로 열흘 이내에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하며, 30일 이내에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또 미국, EU와 중국이 향후 60일 이내에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지 못하면 WTO가 이 문제를 심판하게 된다.
중국은 완성차를 만드는데 들어간 부품의 60% 이상이 외국산일 경우 이들 수입부품에 대해서는 완성차와 똑같은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자동차회사들은 중국이 이처럼 수입부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중국산 부품 사용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중국은 이같은 높은 관세 부과가 부품상태로 들여와 자동차를 조립해 파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해왔으나 미국과 EU측은 중국이 이미 2001년 WTO가입 당시 이같은 수입규제를 없애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심화로 인해 양국간 무역마찰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WTO제소 절차에 착수함에 따라 향후 무역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미국은 특히 중국에 대해 위안화 환율의 평가를 높이고,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라는 등의 압박을 강화하고 있어 자동차 부품 수입규제에 대한 이번 조치가 중국에 대한 강경 무역대응의 첫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EU가 중국을 상대로 WTO 공동 제소를 추진하고 나선 것도 주목된다.
포트먼 대표는 중국과의 무역정책 전반을 점검, "협상이 생산적이지 못할 경우 법적 대안 추구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트먼 대표는 또 "중국의 책임과 개혁을 증진시키는데 우리 무역파트너들과의 협력강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오늘의 조치는 이같은 방침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