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9년 6월 톈안먼(天安門)사건 당시 중국 총리였던 리펑(李鵬.78)이 거액을 교육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고 신화통신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력공업부장, 부총리, 총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을 역임한 리펑은 30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교육발전기금회 창립식에서 원고료 300만위안(약 3억6천500만원)을 기탁했다.
리펑은 지난 2003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후 그동안 자신이 당과 정부의 업무로 다루었던 일들을 일기 형식으로 정리해 '리펑 싼샤일기(三峽日記) '리펑 전력일기(電力日記)' '리펑 핵발전일기(核電日記)' '리펑 인대일기(人代日記)' 등 4권의 저서를 펴냈다.
리펑은 톈안먼사건 당시를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관젠스커(關鍵時刻)'를 2003년 출간하려 했으나 당국에 의해 저지당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는 톈안먼사건 당시 학생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10만여명의 학생이 인민대회당에서 무릎을 꿇고 청원서를 올린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이 일기에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정식 출범한 중국교육발전기금은 정부 예산 5천만위안을 종자돈 삼아 외부 기관.기업과 독지가 등의 출연금으로 기금을 마련,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을 선발해 연간 600위안, 800위안, 1천200위안, 6천위안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현재까지 모인 기금은 모두 2억위안을 넘었다. 리펑의 300만위안 외에 지리(吉利)그룹은 5천만위안을 내놓아 가장 많은 액수를 기부했고, 외자기업인 미국의 퍼스트 컨설팅 그룹이 2천만위안, 중국이동통신이 3천만위안, 톈진(天津)대학 등 3개 대학이 각각 1천만위안씩을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