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지만 만병의 근원 환절기마다 찾아와 아이와 엄마를 괴롭게 만드는 일등공신(?)은 역시 ‘감기(感氣)’다. 오장육부가 아직 완성되지 않아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훨씬 더 감기에 잘 걸린다. 특히 요즘과 같은 환절기처럼 기후 변화가 크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겪었을 때 잘 나타나곤 한다.
한방에서는 감기를 ‘기(氣)에 닿아 생긴 질환’이라고 풀이한다. 여기서의 ‘기(氣)’는 좋은 기운이 아니라 나쁜 기운이다. 대표적으로 찬바람 등이 몸에 닿았을 때 피부 조절능력이 떨어진 아이에게 감기 기운이 나타나기 쉽다. 또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놀이방 등 단체생활을 하며 처음으로 또래들과 어울리기 시작했을 때에도 감기 같은 감염성 질환에 노출된다.
⊙ "걸렸구나" 싶을 땐 유자차
감기, 제대로 앓는 것도 면역증강에 도움
감기는 대개 으슬으슬 추워지거나 온몸이 찌뿌드드해지는 것에서 시작한다. 말간 콧물을 흘리거나 가벼운 기침으로 시작하기도 하는데 초기에는 대부분 땀을 흘리지 않는다. 감기를 잡으려면 이때가 가장 적기다. 증상이 확실하진 않지만 아이에게 왠지 몸살 기운이 있는 것 같다 싶으면 유자차, 레몬차 등으로 속을 달래면서 하루, 이틀 푹 재우고 나면 쉽게 감기를 떨칠 수 있다.
그러나 콧물이 누렇게 바뀌면서 열이 오르락내리락하고 기침과 땀이 심해질 때라면 감기를 제대로 앓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좋다. 감기는 아이의 면역을 키우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 해열제, 아이 면역력 형성에 오히려 역효과 39.5℃ 넘으면 병원 찾아야
아이가 열이 난다고 해열제부터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발열 작용은 아이가 몸속에서 바이러스와 싸우며 나는 것인데 이 과정을 제대로 겪어야 면역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해열제뿐 아니라 찬 물수건으로 아이 몸을 닦아주는 것도 좋지 않다. 피부가 차가워지면서 피부 바깥에 있던 감기 기운이 오히려 안으로 들어가 감기를 앓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39.5℃ 이하의 열이라면 아이가 스스로 감기와 싸워 이길 수 있도록 지켜보고, 39.5℃가 넘는 열은 바로 병원에 가서 다른 곳에 이상이 없는지 검사하는 게 좋다. 감기에 걸리면 식욕이 떨어져 밥맛이 없어진다. 따라서 찬 음식과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따뜻하고 소화되기 쉬운 형태로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도 이때는 잠시 멈추도록 하자. 외출 후 손발을 반드시 씻고 양치질을 하는 습관을 들여 놓는 것이 좋다.
TIP. 감기를 이기는 한방차
각종 한방약재들은 차가운 기운을 몰아내고 체력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호흡기가 건조해져서 예민해지는 요즘에는 따뜻한 차 한잔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자기에게 맞는 한방차를 환절기에 틈틈이 마신다면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강차
생강은 모든 호흡기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한약에 널리 쓰이는 약재로서 우리 몸의 차가운 기운을 밖으로 몰아내고 호흡기 점막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생강 10g정도를 1리터 물에 30분 정도 끓여두었다가 차가운 바람을 쐬거나 목이 따끔거릴 때 마시면 감기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라지차
도라지는 기관지가 특히 좋지 않은 사람들에 좋다.가래를 없애고 점막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배와 함께 끓여먹으면 기침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껍질을 벗겨 잘게 썬 도라지 12g정도를 1리터 물에 30분간 끓여서 드시면 좋다.
TIP. 감기에 좋은 음식
*매실: 매실의 유기산은 피로산물인 젖산을 분해시켜 피로를 회복시큰 효과가 있으며, 특히 목감기에 좋다.
푸른 매실을 물에 깨끗이 씻어 설탕에 재어 놓았다가 우러나오는 물을 마신다.
*모과: 사과산, 주석산, 구연산과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으며, 탄닌산이 약간 있어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게 해준다.
목감기에 효과가 있으며 차로 만들어 수시로 마신다.
*무, 꿀의 진액: 무의 향균 작용과 꿀의 살균작용이 어우러져 감기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목이 아픈데 좋다.
또한 무 껍질에는 칼슘과 비타민 D 등이 많아 혈관을 강화하고 혈압을 조정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