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세·개인소득세 면제, 대출금리 최대 30% 할인
중국이 부진에 빠진 부동산시장을 구하기 위해 고강도의 부양책을 출시하고 지방정부의 정책제정을 허용했다.
지난 22일 중국재정부는 취득세를 1%로 인하하고 토지증치세와 인지세를 감면, 모기지 금리는 최대 30% 인하하는 등 정책을 발표했다. 이튿날인 23일에는 상하이정부가 14개 조항의 지방 부양정책을 출시했다.
따라서 오는 11월1일부터 상하이에서 부동산 거래 시 2년 이상의 일반주택은 영업세가 면제된다. 기존에는 5년 미만의 주택을 판매 시 총액의 5.5%, 5년 이상은 매매차액의 5.55%라는 높은 세율을 적용해 판매자에게 큰 부담이 돼왔다. 상하이는 또 개인소득세 징수기한을 기존의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거주 2년 이상의 유일한 주택에 대해 개인소득세를 면제키로 했다. 인지세와 토지증치세도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이밖에 처음으로 90㎡이하의 일반주택을 구매할 경우 취득세가 종전의 1.5%에서 1%로 낮아졌다.
이 같은 세금정책 외에 은행대출도 크게 완화됐다. 대출한도는 최고 80%, 모기지금리는 최고 30% 할인이 가능하다. 현행 5년 이상 모기지 기준금리가 7.47%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5.229%의 우대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겉보기에는 현란한 각종 ‘면제’, ‘인하’ 등 정책초점이 ‘일반주택’에 맞춰져 있어 무엇보다 ‘일반주택’의 분류기준이 관건이다. ‘일반주택’과 ‘고급주택’의 분류기준은 현재 수정 중으로 이달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정책은 무엇보다 당장 세부담이 줄게 된 판매자들과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정책발표 직후 부동산중개소에는 평소의 2~3배에 달하는 문의전화가 쏟아져 관망으로 일관하던 구매심리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정책이 제대로 발효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반적인 시장회복은 내년 2분기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부가 “지나치게 높은 집값이 떨어지기도 전에 성급하게 ‘부동산 살리기’에 나섰다”며 발끈했다. 중국 포털 新浪(Sina)이 진행한 조사에서 60%가 넘는 네티즌들은 ‘부양정책을 출시하지 말아야 했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냈고 79%는 ‘정책출시로 시장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회과학연구원 정펀밍(郑奋明) 주임은 “지나치게 높은 집값이 부동산시장 불경기를 초래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부양책만으로 시장 살리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일각에서는 구매자들의 소비능력 한계를 지적하며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한 시장거래도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찬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시행세칙과 ‘일반주택 기준’, 중앙은행의 대출정책 발표에 최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