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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동생의 첫사랑

[2008-11-11, 10:44:27] 상하이저널
한국은 지금 제 2의 IMF가 올 것이라고 하고 상하이는 환율 급상승으로 인해 교민경제가 어려워 지고 있다. 나는 뉴스를 자주 보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내 또래들이 겪는 일이라 이것들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주변에 선ㆍ후배들과 친척들 모두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졸업을 했지만 취업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 일이 많다. 가끔 술자리에서 지나가는 말로 취직이 힘들다고 털어놓곤 했는데, 그들의 한숨은 상하이에 까지 들려오는 듯 하다.

특히 사귄 지 2년이 되었다는 동생의 커플을 보면 이 이야기가 느껴진다. 대학 3학년인 내 여동생은 고등학교까지는 연애에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 대학에서 과 남자선배를 만나게 됐다.

처음 만난 날부터 날 붙잡고 늘어지며 그 선배를 첨 봤을 때 뒤에서 후광이 비췄다느니 매일 그 선배 얘기만 해대던 동생은 어느덧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전화를 걸어 나에게 시시콜콜한 연애상담을 시작했다.

얼마나 열정적이었는지 하루는 술에 잔뜩 취한 채 전화해 헤어질거라고 엉엉 울기도 했지만, 다음날만 되면 화해 했다며 헤헤 웃는 동생. 그런 얘기를 들어줄 때면 귀찮을 때가 많았지만 한편으론 그런 둘의 알콩달콩한 모습이 귀엽기도 했다.

이렇게 2년 째 까지만 해도 둘은 사이가 굉장히 좋았다. 집에서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하던 동생은 자주와야 주말에 한번 집에 왔었는데, 어찌나 남자친구 얘기만 해대던지 엄마한테 핀잔을 들으면서도 실실 웃었다. 엄마는 그러셨다. “취직도 못하고 있는 애가 뭐가 좋니?” 그때 동생은 엄마에게 대들며 들은 척도 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이제 동생도 취업을 앞둔 나이가 되었다. 전엔 전화연락도 자주 했었는데 이젠 토익준비를 한다느니 공모전을 할거라느니 말로만 바쁜 것 같지만, 연락도 자주 못하는 걸 보니 그래도 바쁜가 보다.

그러던 어느 날 연락이 왔다. 풀이 죽은 목소리의 동생은 남자 친구와 헤어질거라고 했다. 졸업 후 2년 동안 공무원을 준비하던 남자친구가 공무원 시험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열심히 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취직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생활력도 없어 보여 헤어지고 싶다고 했다.

평소 나도 취직을 못하고 빌빌대던 그가 맘에 들지 않아 누누이 헤어지라고 말해왔지만, 2년 동안 그들의 사소한 다툼까지도 지켜보았던 난. 그 동안 행복해하던 동생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헤어지라는 이야기가 금방 나오지 않아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라고만 했다.

동생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아직 고민중인 듯 하다. 동생의 첫사랑은 한창 이글대는 취업난 속으로 타 들어가 재가 되는 것일까? ▷한미란(han12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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