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 초, ‘중국어 하나만 잘 배워도’라는 단순한 바램으로 시작된 조기유학생들의 행렬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정작 중국 중⋅고등학교에 입학해서야 알게 되는 사실은 ‘중국어’ 하나뿐 아니라, ‘해야 할 공부’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중국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분명 해야 할 공부가 많다. 그러나 그 핑계로 청소년기인 이들이 스스로 ‘성장’을 멈출 수는 없다. ‘중국명문대학 진학’이라는 목표 하나로 갑자기 어른이 되어버리는 것도 아니다. 이들에게는 또 다른 ‘공부’가 필요하다.
오늘은 ‘중국조기유학 현지관리전문유학원’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걸어온 JK 아카데미의 7년 여 시간 동안 나름대로 시도했던 작은 노력들을 나누며, 감히 조기유학생의 전인교육을 외쳐보고자 한다.
*심성, 자아정체성교육미성년이라는 말이 그렇듯, 아직 성숙한 어른이 되기 전에 타국의 문화에 노출된 우리 학생들은 어쩌면 한국에서보다 더 심한 질풍노도의, 정서적인 ‘혼란시기’를 겪게 된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별 거’ 아닐지 모르지만, 그들만이 앓고 있는 복잡하고 다양한 고민들. 물론 훌륭한 중국선생님이 많이 계시지만, 언어적 장애, 문화적 차이로 학교선생님께 고민을 털어 놓기는 쉽지 않다. 실은 비모국어, 어눌한 중국어로 복잡한 내면의 세계를 다 풀어내는 것 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의 사고를 키워주고, 올바른 가치관을 세워주는 작업, 이것은 바로 유학생들을 관리하는 이들의 몫이라고 감히 말하고자 한다.
*성교육한국에서는 ‘구성애의 아우성’이 소위 ‘떴다’고 말한다. 한국 중, 고등학교에서는 학교전체프로그램으로 여러 차례 성교육이 진행된다. 성(性)에 대한 바른 이해와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래집단끼리 음성적으로 알아가는 성(性)은 학생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지금은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교육만으로 성교육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이성교제는 곧 퇴학’이라는 강압적 ‘처벌통제’ 방법만으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소중한 자신의 몸을 아끼고, 잘 가꾸어나가야 할 시기의 중, 고등학생들, 우리 조기유학생들도 예외일 수 없다. 비전교육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 유학생들의 인생선배로서, 훌륭한 강사와 멘토가 되어줄 수 있는 ‘교민어른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금연교육요즘에는 중, 고등학생들이 흡연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보일 정도로 청소년흡연이 만연화되었다. ‘청소년금연교육’이라는 전문프로그램, 교육사이트가 운영될 정도로 청소년흡연상황이 심각하다고도 말한다. 중국에서 재학중인 한국유학생들 중에도 흡연경험이 있는 학생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흡연으로 인해 퇴학을 당한 경험이 있는 학생도, 퇴학처분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재학생들도 결코 적지 않은 것이 중국조기유학의 현실이다.
지나온 세월만큼, 참 많은 학생들을 상담하며, 훈계하며, 또한 처벌해오며 느끼는 건, 우리 조기유학생들은 참 무지 속에, 문화적 혜택의 비주류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청소년의 흡연은 주로 ‘호기심’과 ‘또래간의 동질감, 또는 우월의식’으로 시작되는 것이라 한국과 중국에서의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한국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청소년금연교육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다.
어느 해인가 마침 약사이신 학부모님을 모시고 진행되었던 금연교육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우리 학생들이 흡연의 해로움에 대해서조차 참 무지하다는 것이었다. 아직 가치관이 명확하지 않고, 의지력이 강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반복적이고 끊임없는 교육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조기유학생 교육을 이야기하며, HSK, 중국대학입시전략 뭐 이런 이야기와는 동떨어진 듯한 엉뚱한 이야기를 오늘 꺼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진정한 미래를 고민하는 부모, 교육가라면 동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거라 여긴다. 전인교육, 이제 중국학교에 다니는 우리 유학생들에게도 실현될 수 있도록, 현장교사와 부모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해본다.
▷이주원(JK 아카데미 카운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