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자기표현의 시대’다. 영어교육 트렌드, 평가방식,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자기표현’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읽기와 듣기는 기본이요, 말하기와 쓰기 실력까지 갖출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말하기와 쓰기를 잘 한다는 것은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술적으로 정확하게 영어를 안다고 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같은 맥락에서 한글 글짓기를 잘 하는 아이가 늘 국어 시험에서 만점을 받을까.
언어 능력과 표현력은 늘 일치하지 않는다. 말이나 글을 통해 자신을 잘 표현하려면 말과 글의 내용이 될 재료가 필요하다. 재료는 개인의 생각이나 의견, 지식 또는 상상력의 산물일 수도 있다. 이러한 재료를 갖추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Input’이 필요하다.
통합적인 영어 실력을 기르기 위한 첫 번째 요건은 많은 영어 책을 접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필요한 것은 다독이다. 단어집이나 문법책 등 영어 교재나 학습서가 아니라 이야기책, 역사•과학•수학•철학•신화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접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신문은 물론 아름다운 어휘를 접할 수 있는 영시도 좋다. 한 단어, 한 단어 짚어가며 해석하는 학습 교재가 아니므로 아이가 소화할 수 있을지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특정 주제에 대한 배경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에 따라 말하기나 글쓰기 수준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보통 선생님들은 책에 대한 ‘독후 활동’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 timefor Kids > 등의 잡지나 신문을 활용한 NIE는 이미 널리 활용되는 방식이다. 스크랩 등으로 특정 사건을 자신의 관점에서 재구성해보면 추후 말이나 글로 재생산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책의 삽화를 보면서 질문을 주고받거나 줄거리를 이야기해보는 것도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훌륭한 독후 활동이다.
특별히 좋아하는 주제가 있다면 그 흥미와 호기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아주자. 공룡에 대한 이야기책을 읽고 흥미를 보인다면 지구의 역사를 다룬 과학책이나 주니어용 백과사전 등을 권하는 식이다.
아이에게 책을 권하는 데도 요령이 있다. 부모가 읽히고 싶은 책을 한 권씩 사서 순서대로 읽도록 강요하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다. 10권 정도 제공할 경우 수준에 맞는 책 6권, 약간 어려운 책 2권, 약간 쉬운 책 2권 정도로 구성해 권하는 것이 좋다. 글의 양이 많거나 적은 것은 난이도의 기준이 될 수 없다. 한 쪽에 모르는 어휘가 서너 개 정도라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다.
처음은 다독으로 시작하더라도 차츰 정독의 습관을 들이기 시작해야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단락별로 주제가 되는 문장을 뽑아 글을 요약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독후감 노트 정리 습관을 들여주는 것도 좋다. 또한 주요 어휘를 뽑아 문장과 함께 익히게 하면 영어로 읽은 지식을 오래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