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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탁 칼럼] 희망과 생존의 이중주

[2009-01-06, 01:09:06] 상하이저널
1. 새 해가 밝았다

2009년 새 해가 밝았다. 참으로 돌아보고 싶지 않았던 일이 많았던 2008년을 뒤로 하고 또 다시 희망을 품게 하는 새 해가 우리에게 온 것이다. 어느 자리에 있었던 지와 상관없이 2008년은 모두에게 참으로 가혹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사실 아직도 그 암흑의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첫날에 떠오른 태양은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2. 변화의 조짐

생산-소비의 순환고리 구조에서 보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시대에는 대량 소비가 뒤따라 주어야만 그 시스템이 지속될 수가 있다.

소비 주체들이 현재의 소득뿐만 아니라 미래의 소득까지도 모두 미리 당겨서 써버리다 더 이상 소비가 생산의 발전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 문제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생산(량)이 위축된 소비수준으로 줄어들어야만 할 것이다.

최근 일부 분야에서 이러한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 지난 해 9월부터 12월 사이에 중국에서 숫자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석유화학/철강 분야 관련 무역상들이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그 이유를 살펴 보니, (일부)제품의 FOB 가격이 10분의 1이하로 떨어지면서 물건 도착과 동시에 이를 수령한 업체는 그 제품이 말 그대로 폭탄이 되어 함께 장렬히 전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작년 4/4분기의 위기를 잘 견뎌낸 업체들은 지금은 오히려 비록 모든 품목이 아니라 일부 품목이긴 하지만-경쟁자들이 사라져 장사가 잘 되고 있다고 한다.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 한인식당들도 구조조정이 많이 되었거나 되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대부분의 식당들이 어렵고 폐업을 고려 중인 것이 사실이지만, 경쟁자들이 사라지면서 일부 경쟁력이 입증된 식당들은 예약을 하지 아니하면 안될 정도로 오히려 장사가 더 잘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3.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일부 구조조정이 완료된 분야도 있지만 2009년 한 해는, 대부분의 산업분야에서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며 나 아닌 타자가 시장에서 사라져 주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살벌한 시간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참으로 대답하기 어렵다. 누군가의 말처럼 이번 위기는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할 정도로 그 파장의 폭과 깊이를 알 수 없어 우선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자나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누구도 이후 자신의 생존을 100%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답은 없겠지만 아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972년 10월 13일 우루과이의 ‘올드 크리스천스’ 럭비팀과 일행 45명을 태운 전세 비행기가 안데스 산맥 한가운데로 추락했다. 생존자들은 영하 40℃에 이르는 추위와 희박한 공기, 굶주림과 싸웠다.

살아남기 위해 죽은 동료의 살을 먹으면서 버텨야 했다. 사고 발생 62일째. 생존자들은 등산장비 하나 없이 해발 5000m의 안데스를 넘기로 했다. 결국 10일간 100㎞를 걷는 사투 끝에 구조요청에 성공했고 16명이 살아남았다. 이 ‘기적의 생환 스토리’는 두 차례에 걸쳐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살아 남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낙관주의자도 아니요 비관주의자도 아니었다.

종교를 가졌느냐 역시 중요하지 않았다. 바로 비관적 현실주의자들만이 살아 남았다. 즉, 앞으로 닥쳐 올 시간들은 지금보다 더 안 좋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생존을 위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한 사람들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4. 으랏차차차!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 그러니까 1999년 새해 첫날 강변 테크노마트에는 대형 플래카드가 하나 걸려,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기억이 있다. 한강 이남 강변도로에서도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수십 미터에 이르는 대형 플래카드에는 다만 “으랏차차차!”라는 글귀만이 적혀 있었다.

지나가며 그걸 볼 때마다 ‘그래 이럴 때 일수록 힘을 내야지’ ‘다시 용기를 내 보자’라는 생각을 한 사람이 날 포함해 한 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제 다시 힘을 모아 기합을 외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작년 세밑에 모 인생 선배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했던 말처럼, 지금까지 살아왔던 그 어떤 시간보다도 더 열심히 살아야만 하는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상하이 교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정말 열심히 사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으랏차차차!”
▷법무법인 대륙 최원탁 변호사(cwt5521@hanmail.net)
법무법인대륙 상하이 대표처
cwt5521@hanmail.net    [최원탁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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