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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택시기사의 'MBA급 강의' 화제>

[2006-04-07, 07:03:02] 상하이저널
(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한 택시기사의 'MBA 급 강의'가 화제가 되고 있다.

상하이 대중택시회사의 기사로 7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 짱친(臧勤.42)은 지난 3월14일 한 손님을 태웠다. 상하이의 마이크로소프트 기술센터의 책임자로 있는 류룬(劉潤)이었다.

류는 중심가인 쉬자후이에서 훙차오공항을 가려고 건물에서 나오자마자 한 택시가 그의 앞으로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택시를 타고 목적지를 얘기하지도 않았지만 그 운전기사는 류가 가려는 곳이 비교적 먼곳임을 맞췄다.

류는 공항으로 가는 도중 짱친의 돈버는 비결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짱친은 "예컨대 병원문 앞에 약봉지를 든 사람과 세숫대야를 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를 태우는 것이 수지가 맞겠느냐"고 물었다. 류는 생각을 해봤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짱친의 정답은 세숫대야를 든 사람이다. 병이 깊지 않은 사람은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들고 나오게 되며 먼곳을 가려는 사람인지 분명치 않다.

그러나 세숫대야를 든 사람은 퇴원하는 사람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는 충만감과 함께 건강의 중요함을 새로 깨닫게 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돈을 아끼기 위해 택시를 타고 가다가 버스로 바꿔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짱은 말했다.

짱친은 또 운전기사가 수동적으로 선택받을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손님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퇴근시간대에 사무실 밀집지역으로 가면 손님을 찾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역지사지(易地思之: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여 봄)해 보면 돈버는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상하이 중심에 있는 인민광장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세 손님의 예를 들었다.

한 손님은 젊은 여자로 작은 가방을 들고 있고 다른 손님은 거리관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커플이다. 또 다른 손님은 두터운 외투를 걸치고 노트북 가방을 들었다. 짱친은 망설이지 않고 두터운 외투를 입은 손님 앞에 택시를 세웠다.

오후 1시께 작은 가방을 든 여자라면 물건을 사러 나왔을 것이 뻔해 절대 먼 곳을 갈 리가 없고 거리 관광을 하고 있는 남녀커플도 가까운 곳을 갈 확률이 높다.

반면 두꺼운 옷을 입고 노트북 가방을 들었다면 목적지가 결코 가깝지 않으리라는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그 손님은 상하이에서 3시간 이상 걸리는 바오산(寶山)으로 가자고 말했다.

류는 공항으로 가는 길에 짱친에게 들은 내용을 '택시기사의 MBA과정'으로 인터넷에 올렸고 그는 곧 유명해졌다. 짱친은 나중에 류의 초청으로 상하이 마이크로소프트 기술지원센터에 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했다.

그가 유명세를 타자 컴퓨터회사, 컨테이너회사 등 곳곳에서 강연요청이 쇄도했지만 지금은 친구가 된 류의 초청을 받아 한번 마이크로소프트 기술지원센터에 가서 강연한 것 외에는 모두 거절했다.

직업을 바꿔 전업강사로 나서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도 마다했다.

짱친은 "평범한 생활이 좋다. 나는 일개 평범한 운전기사일 뿐이며 유명해지고 싶지 않다.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즐거운 운전기사로 계속 생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달 평균 1만6천위안(약 208만원) 정도를 벌어 각종 경비를 제하고 8천위안을 가져간다. 중국 근로자의 월 평균급여가 2천-3천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그는 굉장한 고소득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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