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하늘을 바라본 지 일주일 되는 아침이다. 도착한 날, 살림살이를 장만하러 집 밖으로 나왔을 때가 생각난다. 날씨는 흐렸고, 사람들은 횡단보도의 규칙을 어기면서 보행했다. 따라 할 엄두가 나지 않아 파란불의 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경적을 누르며 돌진을 하는 차가 한 두 대가 아니었다.
그 때 ‘상하이의 사람들은 질서가 없구나!’중국에 와서는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누차 들었던 이야기들보다 우선은 차조심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 횡단보도를 건널 때엔 좌우를 살피는 데 신경이 곤두섰다.
한 5일 정도 지났을 때 보행자를 위한 신호가 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횡단보도를 반쯤 건넜을 때 파란 불이 깜빡거려서 사람들이 허둥지둥 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상하이의 신호등은 보행자에 대한 배려심이 깊다고 느꼈다. 느긋하게 건너도 파란 불은 여전히 깜빡이지 않는다. 다만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너무 깊다 보니 운전자들에 대한 배려심이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아직은 주변 지역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처음 경험해 보는 타지생활에 자취생활, 모든 것이 낯설고 어설픈 하루하루지만 조금은 상하이에 대한 이해가 하나 둘 늘어가고, 천천히 적응해 가고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50일 동안의 상하이 생활,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해 보고 싶다. 먹거리에 대한 기대감도 충만하지만 한국에 돌아갔을 때 친구들이 경악하지 않을 정도로만 만족하려고 한다.
앞으로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칠 지 모르지만 아직은 새로운 생활에 대한 신선함이 더 강하다. 이런 느낌이 쭉 계속됐으면 한다.
▷박소연(yeoun24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