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학을 지망하는 유학생들에게는 한창 물오른 입시철입니다. 북경대학의 4월11일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하여,복단대학은 5월16일과 17일 양일간의 필기시험. 그 이전에 복단대학의 경우는 유학생 원서접수가 4월10일 마감이 됩니다. 한참 전공선택의 고민에 빠져 있는 유학생들과 최일선에서 상담과 그들의 고민을 함께 하면서 유학생들에게 중국대학에서의 전공 고르기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대다수 남학생들의 경우 상경계열을 희망합니다. 그러나 점점 유학생 입시의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과 작년 복단대학 인기학과(경제 및 관리학원)의 커트라인을 감안해서 실제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을 놓고 최종적으로 어떤 학과를 지망해야 할지 망설이게 됩니다. 특히 성적이 낮은 학생의 경우, 이런 인기학과 이외에 ‘정말 뭘 지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어요’라는 절규(?)를 합니다.
인기가 있다고 하니 그 학과를 가야지라는 속마음만 계속 가꿔왔기 때문에 자신에게 닥친 현실 앞에서 결국은 자신이 뭘 해야 할지도 모를뿐더러 그 학과의 특성에 대한 사전정보도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몇몇 여학생들의 경우는 한어언이나 한어언문학과(번역하면 중국어학과나 중국문학과)를 놓고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남학생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언어영역이 강한 여학생들의 특성상 비율적으로 많은 여학생들이 이 학과를 희망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실제 전공에 들어갔을 때 중국학생과 달리 문학의 소양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공부를 해 나갈 지 겁이 나는 것도 그들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유학을 와서 적게는 2~3년에서 많게는 개인차가 나긴 하지만 4~5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중국에서 보낸 유학생들은 자칫 한국인으로서의 객관적인 시각을 상실하고 중국 속에서 중국인의 시각으로 혹은 유학생사회에서 유학생의 시각으로서만 사고를 해 나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래서 먼저 기본적인 것들을 점검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중국유학생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 그것은 중국이 더 발달되어 있는 학문 혹은 중국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 이런 고유한 영역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이고 또한 지나치게 선진적인 학문을 중국에서 공부하는 것은 또한 피해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대학공부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음미해 볼까요?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에서 대학의 전공으로 향후 20년에서 30년 혹은 그 이상을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까요? (너무 제 얘기가 감각적인가요?) 대학공부는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세월에서 평생을 두고 공부를 해 나가야 하는 우리에게 가장 기본적인 공부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사.철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의 공부가 더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대학을 선택할 때는 의논상대도 되어주고 때로는 결정권자가 되어주기도 하는 부모님들이 중국대학을 선택하는 우리유학생들에게는 침묵할 수 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하시는데 먼저 기본적인 이치를 가지고 심도 있는 대화를 이끌어 간다면 결국 학생 스스로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한국에서는 오로지 성적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대학 학과 선택! 그러나 유학생들에게는 좀더 여유 있는 선택권이 주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자아! 마지막 선택에서 다시 한번 초심으로 돌아가 봅시다. 상해의 무더위가 도래하기 전에 시험을 치는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 봅니다.
▷이승숙(JK아카데미 상해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