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화정심(血火情深) 한국에서도 올리고 싶다” “혈화정심(血火情深) 한국에서도 올리고 싶다”
-희극 혈화정심 웬쥔(袁军)
“백범 김구선생을 주축으로 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의 독립운동과 김구선생과 처녀 뱃사공 주아이바오(朱爱宝) 사랑을 담은 희극 혈화정심(血火情深)을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무대에서도 올리고 싶다”며 “항일 공동운동으로 맺어진 한국인과 중국인들의 동지애를 되살려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이 ‘우정’으로 뭉칠 수 있길 바란다”고 저장성 자싱(嘉兴)시 문화국예술연구실 주임이자 중국희곡작가 웬쥔(袁军)은 말한다.
웬쥔 선생은 한중수교 10주년인 2002년 11월 혈화정심을 저장성 ‘제9회 희극제’ 무대에 올렸다. 혈화정심은 김구 윤봉길 등 독립지사들의 조국과 민족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그렸고, 죽음을 무릅쓰고 이국의 독립운동가를 사모한 한 여인의 사랑이 중국인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웬쥔 선생은 혈화정심의 대본을 직접 쓰는 것은 물론 감독으로 모든 연극을 총 지휘했고 배우로도 등장해 혈화정심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그 덕분인지 희극제에서 혈화정심은 우수 희극상과 작품상이라는 값진 영예를 안았다.
웬쥔 선생은 “혈화정심은 당시 배우들과 경제적인 상황이 뒷받침되지 못해 2회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며 ‘중국인들에게 한국과 중국이 항일 공동투쟁을 벌이던 당시의 역사와 알려지지 않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는데 계속 이어가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아쉬움을 떨치지 못한 웬쥔 선생은 혈화정심을 수 차례의 수정을 통해 작품성과 완성도를 높여 2003년 2월 난행집(难行集)이라는 책으로 발간한다. 이 책은 혈화정심을 비롯해 웬쥔 선생이 30여년간 무대에 올렸던 희극작품들이 수록됐다.
김구선생과 항일운동 지사들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게 됐다는 웬쥔 선생의 자택에서 불과 15 분 거리에 있는 한국의 독립운동 기념관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기념관을 둘러 볼 때면 웬쥔 선생은 “한국과 중국의 항일운동 지사들이 생사고락을 함께 한 장면들이 스치고 지나가는 듯 하다”며 “당시의 역사를 한국과 중국이 잊어서는 안되며 두 나라 사람들이 더 친해질 수 있는 동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한다.
▷김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