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지난해 12월17일 중국 지린(吉林)성 지린시 인민정부 사이트가 해커 공격으로 한차례 폐쇄됐던 것은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시에 사는 13세 소년의 본의 아닌 정보제공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언론의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학교 2학년인 이 소년은 지린시 정부사이트에 침투해 알아낸 웹사이트 관리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심코 인터넷에 공개했고, 누군가 이를 이용해 사이트를 공격했다는 것.
해킹 공격 직후 지린시 공안당국은 수사에 나서 보름 전인 12월2일 지린시 정부 사이트에 관리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개한 블로거가 충칭(重慶)시의 한 서버 위탁관리회사 소속임을 파악, 충칭시 경찰과 공조해 지난 4일 이 소년을 찾아냈다.
8살 때 게임을 즐기면서 처음 컴퓨터에 푹 빠져든 샤오쉬(小旭.가명)라는 이 소년은 중국 내의 한 해커 사이트로부터 초청을 받아 인터넷 네트워크 지식에 관한 강의를 할 정도의 인터넷 전문가로 성장했다.
샤오쉬는 작년 11월 인터넷 채팅을 즐기다 지린시의 네티즌과 논쟁을 벌였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논쟁 상대였던 네티즌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개하기 위해 지린시 사이트를 해킹했다.
그러나 논쟁을 벌인 네티즌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해킹을 통해 알게된 지린시 사이트 관리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인터넷에 올림으로써 다른 해커들이 이 사이트를 공격할 수 있는 결정적 정보를 제공했다.
샤오쉬는 지린시 정부 사이트가 해커의 침입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 자신이 올린 정보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시스템 보호와 해킹에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작업을 돕겠다는 메시지를 지린시 사이트에 남겼다.
샤오쉬는 형사 미성년자여서 처벌을 받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그에 대해 소정의 교육을 시키고 부모에게는 아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잘 하도록 타이른 뒤 돌려보냈다. 그는 자진해서 반성문을 쓰고 다시는 이같은 위법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에서는 작년 한해 동안 해커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침투해 불법으로 게재내용을 변경한 사례가 모두 1만3천653건에 이르며, 그중 6분의1인 2천27건이 정부사이트에 대한 침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