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불우학생돕기 ‘한/중 문화공연’을 참가했습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주관하여 상해문화원에서 열린 자선공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동네 아줌마들을 꼬셔서 우르르 몰려갔습니다.
경제 위기로 갈수록 각박해진 상해생활에서 좋은 뜻에서 열린 행사이고 정말 여러분들이 공연을 위해 준비하시고 고생하신 흔적을 느꼈고 너무도 훈훈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음 한편으로는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러웠고 나눔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순서에 공연을 통한 수익금을 세 곳의 단체에게 기부하는 전달식 장면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너무 생소한 단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푸른꿈 장학회 ! 도대체 이 단체가 뭐하는 곳이지?
팜플렛을 통해 푸른꿈 장학회가 상해한국학교 학생 중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을 돕고 있고 20여명의 회원들이 매달 일인당 500원 정도의 기금을 모아서 운영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연을 통해 정말 제 자신이 부끄러웠는데 장학회를 알게 되서는 정말 제가 더 초라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도대체 난 뭐하면서 사는 거지? 집에 오자마자 한국학교 홈페이지를 찾아보았고 그 곳에서 푸른꿈 장학회의 지원 내용을 보았습니다. 그 날 하루 종일 저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정말 가치있게 나누면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왜 난 그런 삶을 살지 못하는건지?
저보다 더 감정이 메마른 남편에게 오늘의 감동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연에서 장학금을 전달받은 푸른꿈장학회 대표로 나오신 어떤 멋진 남성분(?)처럼 남편도 그 모임에 가입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남편을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고 저녁식사 후 남편에게 슬쩍 물어봤습니다. “여보! 혹시 푸른꿈장학회라고 들어봤어?” 남편은 화들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한 참 뜸을 드리더니 “어떻게 알았어! 내가 거기 후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안해 여보 당신에게 의논도 안하고 돈을 써서...”
아니 이럴수가...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냉혈인간인줄 알았던 남편이 이런 좋은 일에 참여하고 있었고 겸손하게 나에게 말도 안하고... “여보! 당신 너무 멋있다. 난 그런지도 모르고...” 그 후 우리는 거의 밤을 새면서 그 장학회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고 남편을 다시 보게 되었으며 우리 가정이 작지만 나눔을 실천하는 가정이 되었다는 사실에 정말 흐뭇한 하루였습니다.
남편에 얘기에 의하면 장학회가 시작된지는 1년 반이 되었고 처음에는 어떤 분께서 개인적으로 사정이 어려운 한국학교의 한 자매 학생들을 돕고 있었는데 주변 지인들이 같이 참여하면서 시작 되었고 3~4명 정도의 학생을 꾸준하게 학교에 들어가는 교육 관련된 비용을 일체 지원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교육비를 못내고 있는 학생들이 무척 많다고 합니다.
저도 한국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로서 정말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사실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밥은 안먹어도 자녀 교육에는 올인하는 한국 부모들이 학생들 교육비가 연체될 정도이면 얼마나 경제적으로 심각한! 사항인지 정말 걱정입니다. 몇 명 지원은 안하지만 이런 단체가 조용히 활동하고 있고 특히 젊은 분들이 주축이 되어 장학회가 지속적으로 꾸려지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가슴 뿌듯하고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매일 누가 사기를 당했니, 사고가 났니, 어려워서 한국으로 철수했니 등 온통 우울한 상해 교민 소식만 듣다가 이런 가뭄에 단비 같은 멋진 모임을 알게 되어서 너무 가슴 벅차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 글을 통해서 푸른꿈장학회 회원 분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남편에게 “당신 너무 자랑스럽고 존경해!”라고 지면을 통해 전합니다. 나눔을 통해 사랑을 전하는 당신들은 정말 “축복의 통로”입니다.
▷푸시 피아오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