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토지를 사는 방법은 없다. 아시다시피 토지의 사용권만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중국의 땅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중국의 전 인민이 한 명도 빠짐없이 토지매매계약서에 서명하면 된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이 더 쉽겠다.
토지를 못사니 토지사용권을 사서 집이나 건물을 지어야 되는데 그 사용권은 어떻게 사는지 알아보자. 토지사용권 취득 방법은 협의, 입찰, 경매, 공매 등 네 가지가 있다.
협의방식은 당사자간 협의를 거쳐 매매를 하는 것인데 2004년 이전에 주로 사용되었던 방식이다.
그러나 이 협의방식을 통한 토지사용권 취득에서 지방정부와 개발상간의 검은 커넥션이 종종 발생하여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되었다. 개발상은 뇌물을 주고 좋은 위치의 토지를 저렴하게 구입하고 비싸게 팔아 부당 이득을 챙기고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갔다. 중국 정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2004년부터 모든 토지사용권은 협의가 아닌 공개적인 입찰, 경매 혹은 공매를 통해서만 매매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협의를 통해 토지사용권 취득이 가능한 토지가 있다. 공익시설용지, 비영리시설용지, 정부가 운영하는 경제기구용 토지 그리고 공업용지이다.
입찰방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입찰내용과 다르지 않다. 규정된 기간 내에 규정된 조건에 부합되는 신청자가 구매가격을 서면으로 제출을 하여 경쟁을 통해 낙찰을 받는 방법이다. 그러나 반드시 최고가를 적어낸 신청자가 낙찰을 받지는 않는다. 최고가와 최저가를 제시한 신청인은 심사대상에서 제외가 되고 나머지 신청인들 중에서 낙찰자가 선정이 된다. 여기엔 물론 가격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외 조건도 고려가 된다.
경매 역시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정해진 시간, 장소에서 공개적인 가격 경쟁을 통해 최고가 제시인이 낙찰을 받는 방식이다.
참고로 상해시는 상업, 여행, 오락, 금융, 서비스업, 주택용지 등 6종의 토지는 반드시 경매나 입찰을 통해서만 토지사용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시정부가 별도로 허가한 프로젝트나 정부가 관련된 재개발용 토지사용권은 협의방식을 통해 취득이 가능하다.
공매는 중국어로 '挂牌'라고 하는데 글자 그대로 패(牌)를 건다(挂)는 뜻이다. 즉, 구매가격패를 건다는 뜻이다. 공매방식은 투명성으로 인해 최근 중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토지사용권 취득방법이다. 토지 소재지의 토지관리국에서 해당 토지에 대한 공매 사항을 통상 1개월 전에 공고한다. 공고 기간 동안 구매신청자는 인터넷으로 공개적으로 가격을 제시하고 공고 기간 만료 전에 수시로 가격을 수정할 수 있다. 공고기간 종료 당일 최고가를 제시한 신청자가 구매자로 확정된다. 만일 최고가를 제시한 신청자가 복수일 경우 공매기간 완료 후에 경매방식으로 전환이 된다. 즉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신청자들이 모여 경매방식으로 최종 낙찰자를 가리게 된다.
상기 입찰, 경매 및 공매를 통해 토지사용권 낙찰자로 확정이 되면 토지매매계약(토지출양계약이라고 한다) 체결 및 계약금(매매가격의 10%)을 납부하고 60일 이내에 잔금을 납부하여 토지사용권 취득을 완료한다.
그러나 지방으로 갈수록 이러한 규정들이 엄격히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입찰, 경매, 공매 방식의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여 여전히 '검은 커넥션'이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 그 방법은 지면에서 밝히기 어렵지만 참으로 다양하다. 물론 이런 것들이 중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토지의 가치를 높이고 인류에게 도움을 주는 부동산개발이 이러한 부패된 공무원과 잘못된 부동산업자들 때문에 매도가 되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서 부동산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부동산업자'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고위험(High-risk)을 감수해야 하는 부동산업의 특성상 고수익(High-return)을 지향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개발'이 아닌 오직 '수익'만을 추구하지는 않는지…
한국은 부동산개발자를 시행사라고 부르는데 미국이나 중국처럼 개발사(Developer)가 맞은 표현이 아닌가 한다. 높은 수익이 큰 기쁨이 되겠지만 내가 '개발'한 집으로, 건물로 인해 행복해 하는 소비자들을 보는 것은 더욱 큰 기쁨이 되지 않을까?
필자는 소원한다, 이 중국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좋은 집을 지어주어 그 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을, 그리고 그들로부터 사랑 받는 기업을 만드는 것을…
필자 : 한상윤
NOI Investment & Consulting Corp.
동제대학 건설관리부동산학과 석사과정
전 대우건설, 우림건설 중국 주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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