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중국 4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건설은행의 미국 증권사 베어스턴스 지분 인수는 양사 모두에게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딜이 성사될 경우 건설은행은 월가에서 확고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되며 베어스턴스는 중국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전해진 바에 따르면 건설은행은 베어스턴스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에 20억~40억달러를 투자해 향후 이를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건설은행은 베어스턴스 지분 10~20%를 보유, 최대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베어스턴스, 중국 경쟁력 확보
베어스턴스는 미국 증권업계에 불고 있는 인수합병(M&A) 열풍 속에서도 꿋꿋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명성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14억60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자본금 57억6000만달러의 베어스턴스는 월가 선두 그룹에 속하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규모가 작아 글로벌 업무 추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채권시장에서의 두드러진 활약에도 불구하고 주요 기업의 인수 자문 등 새로 성장하는 영업 부문에서는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어스턴스는 과거 골드만삭스나 모간스탠리와 같은 경쟁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글로벌 금융그룹인 HSBC와의 협력을 고려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베어스턴스는 건설은행의 지분 참여를 통해 중국 사업에서의 자본 기반을 보다 확대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건설은행, 월가 진출-선진 금융 기술 도입
건설은행과 베어스턴스의 협상이 성사될 경우 중국 국영은행이 월가에서 확고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월가 투자은행들은 해외에서 자본을 유치해 왔으나 대부분 민간 부문에서 이뤄진 투자였다.
또한 아직은 발전 속도가 늦은 중국 자본 시장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때에 건설은행은 베어스턴스와의 딜을 통해 상업 및 투자은행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기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건설은행이 베어스턴스와 어떤 형태로든 협력 관계를 맺게 된다면 기업 고객들에게 베어스턴스의 보다 선진화된 자문 기술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편 이번 딜은 미국과 중국 기업들 간에 서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실제로 협력 사례가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라는 의견도 있다.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중국 기업들은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에서의 입지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