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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식

[2009-08-09, 08:00:12] 상하이저널
[김승귀의 사회 문화 심리학 칼럼]
자의식
 
2009년 어느 날 상하이

“왕 사오지에 당신은 문화가 높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 김 선생, 어떻게 제 마음을 그렇게 잘 알죠? ” “ 아마 제가 백양자리(별자리) 태생이라서 그런가 봐요”

2009년 어느 날 서울

“미스 김은 문화가 높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아”
“참…사장님도, 문화가 높은 남자 싫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럼 있지. 있고 말고. 지식이 높은 남자 별로 안 좋아하는 여자분들 있어”
“말도 안되! 그거 다 그런 척 하는 거예요! 속으론 좋으면서 다 거짓말이에요!”

자의식은 사춘기 때 가장 많이 나타난다.

‘다른 사람이 괜히 나를 쳐다보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등 일종의 자아에 대한 인식이다.

한국은 이러한 사춘기적 자의식이 상당히 강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이다.

그래서 개인이 느끼는 전혀 근거 없는 죄의식도 만만찮다.

이른바 남과 비교해서 느끼는 죄의식이다. 30년을 열심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새벽에 일어나 가게 문을 여닫은 어느 노인은 자식에게 다른 부모처럼 해주지 못해서 죄인이라며 소주잔을 연거푸 기울인다.

그가 잘못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무엇이 그의 30년 인생을 죄인으로 몰아갔는가? 이 모든 것이 자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에서 그 노인이 그런 자의식에서 비롯된 죄의식에서 벗어나는 심리적 안정의 방법은 잘못된 세상을 탓하거나 혹은 그런 내 자아를 정당화 하는 방법이다.

즉, 사회 시스템의 잘못이라는 ‘푸념’과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 많다는 ‘위로’라는 방식이다. 하지만 두 가지다 내 자신에서 나온 것이 아니므로 궁극적인 의미에서는 별 도움이 못 된다.

하지만 중국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을 내가 과연 받아들일 수 있냐 그렇지 못하냐를 고민한다. 중국사람들이 실연을 당하거나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难受’라고 말하곤 한다.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에 반해 한국사람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나 같음 절대 못 그래” 라며 울부짖는다.

결국 내가 가진 자의식으로 상대를 이해해야만 끝이 나는데.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스스로 상처만 만들고 만다.

이러한 예는 현지에서 오래 동안 사업을 하는 한국 분들에게 조차도 여실히 드러난다.

중국인에게 “너 예의가 정말 없다!”고 이야기 하면 그 중국인은 “응 그래 나 예의는 없는 편이야” 라고 대답한다.
이에 한국 분들은 입을 다물고 만다.

필자가 얼마 전 중국 지인에게 한국에서 가장 큰 욕설은 “너 예의 없는 놈!이다”라고 설명 해주니 그 중국 지인 의외라며 소스라치게 놀란다.

예의를 중국말로 번역하면 礼貌, 즉, ‘예를 차리는 겉치레’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겉치레를 차리기를 좋아하고 안하고는 하나의 선택 이며 문화 일뿐 절대적 가치가 될 수 없다”라고 중국인 들은 생각한다.

이러한 문화적 자의식의 차이에 따른 현상은 비단 중국인들과 뿐 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와도 종종 일어나곤 한다.

겉모양은 전세계가 동일한 시스템에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에는 상당히 다른 방식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인들에게 고소(sue)라는 것은 상당히 일반적인 행위인데 반해, 한국사람에게 고소라는것은 원수가 되는 길이다.

그래서 종종 미국 바이어들이 뻑 하면 고소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짓곤 하는데, 그럴 땐 ‘한국사람에게 고소의 의미란 원수가 되자는 뜻’이라고 설명을 해주면 그 미국인은 아마 전혀 다른 태도를 취할 것이다.

이른바 ‘법대로 해라’는 말이 한국에서는 최후의 판단. 미국에서는 최우선의 판단인 것이다.

이와 같이 문화적인 자의식은 서로에게 많은 오해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사실 객관적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상당히 독특한 나라이다.

공자를 그저 사상으로 받아 들인 중국에 비해 한국은 종교의 수준으로 받아들이다 못해 유교근본주의자들에 가깝다.

게다가 이념적 분단. 독특한 문화적 자의식이 생기고도 남음이 있다.

어쩌면 그 내면으로 본다면 중국이 특이 한 게 아니라 오히려 한국이 특이 한 것인 줄도 모르겠다.

중국에선 교사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것을 굴욕이라고 여긴다. (실제로 얼마 전 광풍영어의 창안자 리양은 3000명의 학생에게 존경의 의미로 절을 권유했고 그 모습을 본 중국인들은 인권 모독이라는 논란이 뜨겁다고 인민일보에서 전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그런 인사를 잘하지 못하면 싹수 없는 놈으로 낙인 찍혀 출세에 엄청난 지장을 준다.

사실 완벽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심리테스트인 MBTI 테스트에서 한국인중 20%이상이 ‘세상의 소금형’ 이른바 자의식이나 편견이 가장 많은 유형이라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자의식은 사춘기 때 가장 심하다고 한다.

유년기에는 전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즉,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보다는 ‘내 즐거움에 빠져있는 상태’ 인 것이다.

어떨 때, 거리에서 부딪히는 중국인들을 보면 어린아이 같다라는 것을 종종 느끼곤 한다.

아마도 여기에서 이야기 하는 자의식과도 전혀 무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지나치게 남에게 무관심한 중국인들. 때로는 심하다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경제지표와 관계없이 행복지수가 한국인 보다 훨씬 높은 중국인들. 이왕에 내가 선택한 중국의 삶이라면 이제 내가 가진 자의식 과잉을 이제 그만 내려 놓으면 어떨까?

자고로 한국의 역사를 둘러보면 항상 무시한 나라로부터 침공을 받아 속국이 되었던 게 사실이다.

오랑캐라 무시해서 100년을 몽고의 말 발굽에 짓밟히고 유교를 모른다 하여 무시한 만주족에게 조선의 왕은 남한산성에서 무릎을 꿇었어야 했다.

그리고 왜놈이라 무시해서 36년간을 치욕의 세월에서 지내야만 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이 무시하는 나라는 어디인가를 곰곰이 살펴보자. 지정학상 외교가 가장 중시되는 한국에서 더 이상 과거의 역사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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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가 AIDIA 국제학회 평론위원장 및 편집장. 도시매거진 ‘시티몽키’의 창간 및 편집주간. 현 동제대 객원연구원. wansworth@hanmail.net
sativa@hanmail.net    [김승귀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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