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베이징(北京)의 한 공사장에서 인부로 일하는 민공(民工.건설노무자)들에게 관리자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거듭해서 식사로 제공한 사실이 중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 분노가 일고 있다.
또 이 사실을 언론에 고발한 민공들은 해당 건설청부업체로부터 일자리를 잃는 불이익까지 당해 행정당국이 어떤 구제책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이를 처음 보도했던 화하시보(華夏時報)의 20일자 후속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시 하이뎬(海淀)구의 한 건설현장 인부 11명이 '쓰레기 음식' 사건이 보도된 다음날인 지난 14일 일터에서 쫓겨났다.
이들을 고용한 청부업체는 발주업체와 계약한 공정이 마무리돼 인부들이 더는 필요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발주업체측은 '쓰레기 음식' 보도로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판단해 물의를 일으킨 하청업체와의 공정계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리웨이신(李衛新)씨 등 '샤강(下崗:실직이란 의미)'을 당한 민공들은 지난 9일부터 이틀에 걸쳐 업체측이 유료 제공한 3끼의 식사에서 닭뼈와 생선가시 등 먹다 남은 음식찌꺼기가 나온 사실을 언론에 알렸다.
이 업체의 노무관리자는 이 음식쓰레기가 자기들이 먹던 것임을 시인했지만 "좋은 뜻"으로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걸 즐겁게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먹기 싫다면 안 먹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기자들이 민공으로 가장해 취재한 다른 공사현장의 비인간적인 식사제공실태를 추가로 고발, 누리꾼들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누리꾼들은 "누구든지 존엄의 가치를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그들이 당신의 형제자매라면 그렇게 했겠느냐"며 쓰레기 음식을 제공한 업체를 비난했다.
중국 지도부는 계층간 분배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빈민계층인 민공들의 처우개선을 지시하는 등 이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