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겨울나기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겨울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중국생활이 몸에 익숙해졌지만, 날씨만큼은 여전히 적응하기가 참으로 힘이 든다. 특히 겨울 날씨는 더 더욱 그렇다.
상하이에서 겨울을 나기 전에는 상하이가 우리나라 제주도보다 남쪽에 위치해있어서 따뜻할 줄만 알았다. 하지만 상하이 역시 중국대륙이다 보니 바람이 많이 불고 매우 차갑다. 더구나 여기는 우리나라처럼 온돌문화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집안이 매우 춥다. 심지어 집안이 냉장고 같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추위의 정도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온풍기를 켜 놓을 수도 없으니 수업을 마치고 차디찬 집안으로 들어 올 때면 한국생각이 절로 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도 어쩔 수 없이 겨울이 대처하는 자세가 몇 가지 달라졌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추워도 입지를 않았던 내복을 입는 것이다. 그냥 옷 한 장을 더 입는 정도지만 그 차이는 정말로 대단하다. 그리고 양말은 두 장씩 겹쳐서 신고 집안에서는 전기장판과 담요 등으로 보온효과를 최대로 높인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 모두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것은 집안에서의 생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었다.
집안이 춥다 보니 자연히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게 되고 나태하게 된다. 그래서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따뜻하고 조용해서, 추위도 피하고 공부도 하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었다. 이제는 겨울이 와도 두렵지 않다.
▷ 서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