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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막걸리(瑪可利) 이야기

[2009-11-05, 20:08:27] 상하이저널
막걸리의 화려한 부활

그 동안 우리 한민족과 애환을 같이해 오면서도 싸구려 술, 숙취가 있는 술, 트림이 나고 냄새가 나는 술 등으로 홀대를 받아오던 우리 고유의 술 막걸리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동네 슈퍼마켓 한켠에서 근근이 자리를 차지하던 막걸리가 마침내 유명백화점의 냉장 매
대에 모셔지는 진귀한 몸이 되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에는 막걸리가 와인을 제치고 맥주, 소주, 위스키에 이어 주류 매출 순위 4위를 차지했다고 하며, 더 나아가 막걸리 매출이 위스키 매출의 93% 수준에 달하면서 3위 자리까지 위협할 정도로 막걸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 일본을 중심으로 수출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들은 반드시 맛보는 음식으로 김치, 갈비에 이어 막걸리를 찾는다고 한다. 일본 유통업자들은 한국 막걸리를 수입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막걸리를 빚기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막걸리 인기 때문에 국내 막걸리 양조장들은 술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즐거운 아우성이고, 술집들은 막걸리를 선점하느라 바쁘고, 술꾼들은 막걸리가 동이날까봐 미리 네댓 병을 시켜놓고 마시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수도권 일대에서 밀주 제조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값이 싸고 몸에 좋은 술 ‘막걸리’

이처럼 막걸리 인기가 높아진 것은 ‘값이 싸면서도 몸에 좋은 술’을 찾는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막걸리가 갖고 있는 효능이 부각되고 있는 결과로 생각된다.

막걸리는 역사가 오래된 술로 빛깔이 뜨물처럼 희고 탁하며, 알코올 성분이 적은 6~7도의 술로서 탁주(濁酒)•농주(農酒)•재주•회주라고도 불린다. 지금은 각 지역 관인(官認) 양조장에서만 생산하지만 예전에는 농가에서 직접 만든 농주가 우리 조상들의 일손을 돕는 힘의 원천이기도 했었다.

이러한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쌀•찹쌀•보리•밀가루 등을 시루에 쪄서 말린 지에밥을 누룩과 물을 섞은 후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킨 다음 청주를 떠내지 않고 그대로 걸러 짜낸다.

이때 찹쌀이 원료이면 찹쌀막걸리, 거르지 않고 그대로 밥풀이 담긴 채 뜬 것을 동동주라고 한다. 즉, 재료가 되는 곡류에 따라 찹쌀, 쌀, 보리, 옥수수, 인삼, 조껍데기, 잣, 칡막걸리 등으로 불려지며, 종류에 따라 다양한 맛도 즐길 수 있다.

좋은 막걸리는 단맛, 신맛, 쓴맛, 떫은 맛이 잘 어울리고 감칠맛과 맑고 시원한 맛이 있으며, 땀을 흘리면서 일하는 농부들의 갈증을 덜어주는 농주로 애용되어 왔다.

신라대 배송자 교수팀이 발표한 ‘막걸리의 생리활성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통 막걸리에는 암 예방뿐만 아니라 간 손상 및 갱년기 장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특히 장에서 염증이나 암을 일으키는 유해 세균을 파괴하고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유산균 함량을 보면 생막걸리 700~800mL에 700~800억마리가 들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일반 요구르트 65㎖짜리 100~120병에 들어 있는 것과 맞먹는 양이라고 한다.

또한 막걸리는 단백질, 비타민B, C, 탄수화물, 지방, 식이섬유, 유산균, 효모 등이 들어 있는 영양의 보고(寶庫)이면서 몸에 좋은 무기질이 와인에 비해 훨씬 많다고 한다. 특히 식이섬유는 대장운동을 활성화해 타이어트와 피부미용에 효과적이어서 이젠 막걸리는 사람들에게 웰빙 술로 인식되고 있다.

상하이에서도 ‘생막걸리’를 마실 수 있다

막걸리는 크게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의 두 종류로 나뉘는데, 현대에 들어와서 막걸리를 상업적으로 개발하면서 생겨난 것이 ‘살균막걸리’인데 이는 유통기한을 길게 하기 위해 막걸리 맛과 성분을 결정하는 효모균을 열처리로 살균한 뒤 용기에 담은 것으로, 6개월~1년 동안 보관이 가능하지만 막걸리의 맛을 결정하는 효모균을 살균함으로서 막걸리 본래의 신선한 맛과 향이 없는 술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을 막걸리 본래의 제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와는 달리 ‘생막걸리’는 효모와 유산균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청량감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기술의 발달로 두통 걱정 없는 건강 술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단점은 살균막걸리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다는 점인데 냉장상태로 특수 용기에 보관하여도 30일을 넘기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즉, 막걸리를 흔들어서 병마개를 열었을 때 거품이 생기는 것은 ‘생막걸리’이며, 그렇지 않은 것은 ‘살균막걸리’라고 보면 된다. ‘생막걸리’에 거품이 생기는 것은 효모가 살아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그 동안 중국시장에도 한국산 막걸리가 들어와 유통되고는 있었지만 이는 모두 ‘생막걸리’가 아닌 ‘살균막걸리’였었는데, 이제 중국에서도 ‘생막걸리’를 마실 수 있게 되어 막걸리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건강 술을 찾는 이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하이에 들어온 생막걸리는 녹색병에 담겨 있음)

이처럼 중국시장에 ‘생막걸리’가 들어올 수 있게 되기까지에는 일본시장에서 한국막걸리의 원조로 통하는 (주)이동주조가 냉장유통 시스템을 활용해 당일 선적하고 익일 통관하는 짧은 기간의 유통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제 상하이에서도 어릴 적 심부름하면서 막걸리 주전자를 몰래 홀짝거리던 추억담과 함께 푸근한 정도 나눌 수 있는 ‘생막걸리’ 자리가 많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물론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듯이 아무리 좋은 술이라 할지라도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정운용(aT 상하이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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