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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탁 칼럼] 오바마 대통령의 상하이 방문을 지켜보며

[2009-11-19, 15:43:02] 상하이저널
1. 미국 대통령의 중국 대학생들과의 대화

지난 월요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상하이를 방문하여 우리 사무실 옆 상하이 과기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15분간 강연을 하고, 8개의 학생들 질문에 대한 답을 했다.

오바마가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억제를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이 강대해 지는 것을 환영한다. “ 학생들로부터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바마가 다시 말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정책을 완전 지지하며, 이는 바뀔 수 없다. 양안관계가 지속적으로 평화롭게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

후진타오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였을 때 백악관에서 대만(영문명칭 ROC : REPUBLIC OF CHINA)과 중국(영문명칭 PRC :PEOPLE’S REPUBLIC OF CHINA)을 혼동하여 실수를 했던 것에 비하면 오바마의 이러한 언급은 장족의 발전이라 하겠다.

오바마는 또한 미중 수교 이래 30년의 역사를 회고하면서 앞으로 경제 회복, 기후변화, 핵확산 금지, 아시아 및 세계평화 등 전세계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복단대학교 교장 양옥량의 사회로 진행된 강연에서, 상하이시 8개 학교로부터 선발되어 온 400여명의 학생들은, 현재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의 입으로 중국이 드디어 G2의 일원이 되었음을 선포하는 것을 듣고는 가슴 뿌듯했으리라.

2. 왜 베이징보다 상하이를 먼저 방문했을까?

그 동안 많은 국빈들이 중국 방문 일정을 보면, 베이징을 먼저 방문하고는 상하이를 방문하여 경제발전상을 보고는 귀국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이번 오바마는 먼저 상하이를 방문한 다음 베이징을 방문하였다. 그것도 상하이에서 대학생을 만나 강연을 하였다. 왜 그랬을까?

일차적인 원인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APEC 정상 회담에 참석하고 바로 중국을 방문하는데 있어 북경을 들렀다가 상하이를 방문하는 것보다는 상하이를 방문하고 베이징을 방문한 다음 한국 서울로 가는 동선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 동안 강대국의 원수들이 중국을 방문하면 꼭 북경에서 베이징대나 칭화대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였지 상하이에서 상하이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두번째 원인은 그 동안 참여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지 아니하여 중국 정부와 상하이시 정부 관계자들 애를 태우던 미국의 상하이 2010 EXPO 참여 여부에 대해 확실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일부러 상하이를 먼저 방문했을 수가 있다.

위청성 시서기가 오바마 미 대통령으로부터 ‘상하이에서 장차 개최될 EXPO를 축하하며 미국도 매우 이를 중시하며 장차 미국관 건설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라는 말을 듣고는 많은 안도를 했을 것이다.

물론 디즈니랜드 건설 허가에 대한 대가이겠지만. 오바마와 함께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이 EXPO 부지를 방문하였을 때 상하이 부시장 양웅이 “귀한 손님이 오면 비가 온다”는 말을 한 것에 대해 힐러리가 유창한 영어로 “내년에 시간이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지만 꼭 EXPO에 참석하고 싶다”고 화답한 것도 관계자들을 많이 안심시켰을 것이다.

세번째 원인은 최근 7~8년 사이에 중국이 G2 의 하나로 성장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경제에 있는 만큼 중국의 경제 수도인 상하이를 먼저 방문하여,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문제를 매우 중시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정부는 현재 국채를 발행하지 아니하면 유지가 어려울 만큼 재정 적자 문제가 심각한데, 미국 정부 발행 국채의 대부분을 중국이 사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개인 차원에서 이야기하자면, 미국 정부는 중국이 빌린 돈 갚으라고 하면 ‘모라토리움’을 선언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앞으로는 중국을 더 이상 무시할 수만 없는 처지라면 차라리 잘하는 것을 칭찬해 주고 함께 공영할 길을 찾아보자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3. 북핵문제는 胡奥会에서 논의

언제부터인가 신문지상에 그 동안 존재하지 아니하던 용어가 생겨났다. 바로, ‘胡奥会’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알고 보니,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만나서 회담하는 것을 중국에서는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중국 사람들이 뭐라고 부르는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민감해 할 필요는 없겠지만, 거기서 논의를 할 사항이 우리의 평화 안전과 직결된 북핵문제와 기타 중요한 한반도 문제라고 하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나라의 외교권을 빼앗긴지 100년도 넘게 지나고 해방이 되고 대한민국이 건국된 지 60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공동체, 우리 국가의 운명을 100% 우리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세계 최강대국의 처분을 기다려야만 하는 처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전세계 국가 중 경제력이 20위권 안에 드는 국가들 중에 이런 처지에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

4.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어렸을 때 미국은 무조건 좋은 나라, 소련/중국은 무조건 나쁜 나라라고 배우며 자랐던 같다. 아니라고 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내 경험에 따르면 적어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렇게 배우고 지냈던 것 같다.

대한민국의 파워엘리트 구성을 보면, 대부분 국내 명문대를 나와서 미국 유학을 다녀 온 사람들이다. 이들이 국가 정책의 대부분을 결정하고 대기업 집단의 투자를 결정하며 사회 문화 분야의 유행을 선도하고 공중의 여론을 선도한다.

미국이 영원히 대한민국의 편인 한에 있어서는 파워엘리트 그룹이 어떻게 형성되든 문제가 없겠으나,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 욱일승천하는 중국의 실체를 인정하고 중국과 함께 손을 잡고 각종 문제를 풀어 나가고자 기존의 입장을 바꾸려고 하는 미국에게만 우리의 운명을 의지해서는 곤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미 세계 최강대국이 되어 버린 미국과 중국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접촉하고 살아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면, 앞으로는 정말로 우리가 주동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우리의 주동적인 생각에 현명함과 침착함, 장기적인 안목과 단기적인 민첩함이 요구되는 시점(始点)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번 오바마의 상하이 방문을 지켜 보면서, 개인도 가정도 공동체도 회사도 국가도 일단 경제적으로 잘 살고 봐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15년 전만 하더라도 외국 원수가 중국 방문을 하면서 상하이를 방문했다는 기사를 찾아보기 어려운데, 최근에는 거의 예외없이 모든 국가원수들이 중국을 방문할 때는 꼭 상하이를 방문한다.

외국 원수들이 미국을 방문할 때 워싱턴을 방문하면서 뉴욕을 함께 방문하고 싶어하는 것과 같은 이치리라. 수천년 전 맹자가 했다는 ‘항산이 없으면 항심도 없다’는 말은 세상사 인간살이 인심변화의 핵심을 갈파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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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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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브리지 2009.11.19, 18:16:01

    좋은글이시네요...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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