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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슨 ‘족(族)’인가요?

[2009-12-21, 15:53:57] 상하이저널
▲마이더우주(麦兜族)
▲마이더우주(麦兜族)
“당신은 무슨 족인가요?” ‘족(族)’이라 하면 중국의 56개 민족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으나 여기서 말하는 ‘족’은 ‘어떠한 특성을 가지는 사람이나 사물의 무리’를 뜻한다. 한국에서 딩크족, 캥거루족하듯이…
중국에도 이런 ‘족’ 적지 않다. 출근하는 사람들은 ‘쌍반주(上班族)’, 월급여를 받아서는 다 써버리는 신세대는 ‘위에광주(月光族)’, 최근에는 부모의 후원으로 주택을 갖추고 생활의 기반을 마련하는 젊은 층들이 늘어나며 ‘컨라오주(啃老族)’라는 말도 생겼다. 중국의 재미나는 ‘족’들을 알아보자.

구이쉬안주(鬼旋族)
귀신 ‘귀(鬼)’자에 빙빙 돌아다닐 ‘쉬안(旋)’자가 붙은 구이쉬안주, 어쩐지 조금은 으스스한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이는 경쟁사회에서 정신적으로 큰 압력을 느끼는 현대인들이 밤 늦게까지 도시 이곳 저곳을 누비면서 집으로 빨리 귀가하지 않는 현상, 또한 그러한 사람들을 ‘구이쉬안주’라 한다.

카오완주(考碗族)
중국에서 안정적이고 든든한 일자리를 뜻하는 용어로 ‘테판완(铁饭碗)’ 즉 철밥통이라 부른다. 이를 세분화하면 중앙직속 국가기관 공무원은 ‘진판완(金饭碗)’ 즉 ‘금밥통’, 성시(省市)급 공무원은 ‘인판완(银饭碗)’ 즉 은밥통, 그 아래로 진(镇) 및 그 이하 행정단위의 공무원은 ‘퉁판완(铜饭碗)’ 즉 동밥통이라 일컫는다. 따라서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을 ‘카오완주’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고생이 두려워 창업이나 다른 길을 선택하지 않고 편안하고 안일한 일터를 위해 공무원 시험을 치른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비훈주(毕婚族)
대학교를 졸업하자 바로 결혼에 골인하는 여성들을 ‘졸업’을 뜻하는 ‘비(毕)’와 결혼 ‘혼(婚)’자를 붙여서 비훈주라 한다. 비훈주는 경쟁사회에서 일자리를 찾아 열심히 일하고 생활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압력 및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혼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보다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인훈주(隐婚族)
회사의 기혼자보다는 미혼자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자신이 기혼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미혼인 척 가장하는 족을 인훈주라고 한다.

자이이주(宅一族)
‘3일 동안 집 문밖을 나가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3일 동안 인터넷 못하면 안된다’는 것이 ‘자이이주’다. 웬만하면 집밖으로 나서지 않고 하루 세끼 밥만 먹을 수 있으면 된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집에서 컴퓨터 게임이나 하며 먹고 자고 하는 것이 인생의 낙이라고 생각하는 족이다. 이들 중 여성은 자이뉘(宅女), 남성은 자이난(宅男)이라 한다. 이들 대부분은 80년대 이후 출생한 독생자녀(独生子女)들로 부모 등 윗 세대들의 보살핌과 관심 속에 성장한 세대들이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과잉보호 탓에 외부활동보다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원활한 대인관계가 형성되지 못하고 또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사회생활보다는 인터넷이라는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활동 공간과 무대를 찾게 되는 부류이다.

마이더우주(麦兜族)
마이더우(麦兜)는 홍콩 애니메이션 ‘마이더우샹당당(麦兜响当当)’의 주인공 돼지이다. 마이더우주는 평범한 가정 출신의 80년대생으로 부모의 도움이 없이 자신의 노력, 분투를 통해 꿈을 이루는 젊은이들을 뜻한다.

차오메이주(草莓族)
‘차오메이주’ 즉 ‘딸기족’은 대부분 8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층을 가리키는 말로, 딸기처럼 겉은 화려하고 매력적이나 속은 말랑하고 부드러워 어떠한 압력이나 역경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박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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