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정책방향과는 달리 1분기 경제성장률이 10.2%를 기록하는 등 경기가 여전히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긴축 거시정책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 14일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열린 1분기 경제현황에 대한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현재의 중국 경기추세가 과열이라고 진단하고 거시 진정책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홍콩 경제일보가 25일 전했다.
중난하이 회의에선 "고정자산 투자 증가폭이 지나치게 빠르고 통화공급량이 상당히 높은 편이며 은행대출이 비교적 방만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중국 정부는 1분기 결산결과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10.2%의 고성장 가도를 이어가는데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중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폭은 전년동기 대비 4.9% 포인트 상승한 27.7%에 달했고 전국 31개 성(省)중 16개 성의 고정자산투자 증가폭이 35%를 넘어섰다.
이와 함께 제조업 30개 업종 가운데 철강, 부동산, 알루미늄, 코크스, 시멘트 등 16개 업종의 설비투자 증가폭이 40%를 초과, 투자과열 및 공급과잉 문제를 낳고 있다.
특히 철강산업은 지나친 투자가 이뤄져 전체 이윤이 57.1%나 떨어졌고 자동차산업은 200만대를 초과 생산하고 있다. 베이징과 선전의 부동산 값은 1분기에 15%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은 경제성장방식을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키로 한 제11차 5개년규획의 첫해, 첫분기부터 이렇듯 과열 조짐을 보이자 발전개혁위원회, 건설부, 인민은행 등 관련 부처가 산업별 구조조정 등 공동 대처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거시경제 관리에 초점을 맞춰 은행 지급준비율을 높이고 은행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는 한편 이자세 정책을 취소하고 내수확대를 촉진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중국은 지난 2001년부터 과도한 저축을 줄이고 내수를 촉진하기 위해 20%의 예금이자세를 도입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은채 연간 저축 증가율이 소득, 소비보다 높은 14%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이자세 제도를 철폐하고 소비진작에 더 중점을 두는 정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 관계자는 "중앙 각부처가 정책의 유.불리를 따져보고 있는 중"이라며 "현재 과열경기를 억누르기 위해 일도양단의 정책보다는 구분을 지어 대응하는 방식의 정책을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금융전문가는 "중국이 경제투자 팽창에 대해 비교적 부드러운 경고를 보낸 것으로 중국경제는 이미 정밀한 관측기에 들어섰다"며 "만약 경고가 효과가 없으면 이후에는 더욱 엄격한 관리정책이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