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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포기할 수 없는 한가지

[2010-01-23, 05:00:16] 상하이저널
요즘은 마치 외모 지상주의 란 말이 걸맞듯이 남녀노소 막론하고 외모를 가꾸기에 많은 부분을 투자(?)하는듯하다.

예전엔 그저 쌍꺼풀 수술 정도로 만족했던 것 같더니 이제는 빠른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얼굴 전체를 바꾸고 턱을 V라인으로,

또 좀더 젊어지고 싶은 욕심에 주기적으로 보톡스를 맞고 몸짱을 위해 지방흡입을 하기도 하고 또 복근에 초콜릿 근육을 만들겠다고 헬스클럽엔 젊은 남자들이 미친 듯이 몸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

그러더니 요즘은 급기야 ‘인조인간’과 ‘자연미인’이란 말들이 자연스러워 졌고 공항에서는 여권에 찍힌 사진이 달라 난감한 상황도 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몇 해 전 중학생 두 딸과 함께 이곳에 유학 온 이웃이 있었다.

아들이든 딸이든 한창 예민한 시기여서 그런지 이 아이들도 외모에 많은 신경을 썼다.

특히 큰 딸아이는 요즘 모두가 바라는 작고 갸름한 얼굴이 아니었는데 어느 날 눈치 없는 우리아들 녀석 이 아이의 별명을 ‘헬멧’이라고 짓더니 그날은 마침 이웃 엄마와 함께 차를 마시고 있는데 헬멧이라 부르며 짓궂게 웃는다.

나는 당황스럽고 딸아이의 엄마는 “그래 우리 딸 헬멧이다”하며 웃었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고 그 아이도 표정관리에 힘들어 했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유치원 다닐 때 일이다.

매달 생일 파티가 있었는데 그때 선생님께서는 남자 아이들은 고깔모자를 여자 아이들은 토끼 모자를 씌워주셨다.

예쁜 토끼 모자, 그 모자를 쓰고 싶어 내 생일파티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난 그날 고깔모자를 쓰고 기념 사진을 찍어야만 했다.

물론 내 큰머리가 원인 이었지만 난 그때 이미 여자로서 상처(?)를 경험했던 것 같다.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그때는 어린 마음에 얼마나 부끄럽던지 지금까지 잊지 못할 추억 중의 하나로 남아있다.

지금 난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거울에 비친 얼굴의 주름은 말할 것도 없고 날로 불어나는 허리둘레가 가끔은 서글퍼져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올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영락없이 남편이 곁에서 웃으며 한마디 한다.

세월의 연륜이 있어서 보기 좋다고, 그러면서 뚱뚱하고 못생긴 나를 사랑해주니 감사하라고, 그리고 덧붙여 한마디 외모신경 쓰지 말고 책을 한 권 더 읽으라며 살짝 염장(?)을 지른다.

때론 ‘그래, 난 신이 만드신 이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명품이야’하며 자위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실 난 아직도 어릴 적 슬픈 기억을 잊지 못하고 예뻐지고 싶고 날씬한 몸매를 간절히 원하는 어쩔 수 없는 신의 작품 ‘여자’이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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