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내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재외국민 특별전형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 대학별 지필고사로만 재외국민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도 향후 어떤 형태로든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이다.
물론 2011학년도 입시부터 모든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점차적으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다.
이미 성대는 올 입시부터 2단계 전형에서 서류평가를 실시하며 총점의 20%를 반영한다고 작년 입시요강에서 예고했다. 고로 올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3학년 1학기 성적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해 주의해야 할 오해가 있다.
입학사정관제는 학교성적보다는 학생의 특별한 재능이나 적성을 중시한다는 풍문이 그것이다. 일면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대학생은 대학에서 자신의 특기만을 연마하는 것이 아니라, 예비학자로서의 전공 소양과 교양을 쌓는 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지나침이 있음을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10학년도 고⋅연대의 입학사정관제에 합격한 학생들의 내신성적이 1등급이었다.
물론 내신성적만으로 학생들을 한줄 세우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내신성적의 우수함은 필수조건이었음은 분명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현재 고등학교 1학년(G10)이하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무엇보다도 학교성적 관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특히 중학교 3학년(G9)과 고교 1학년(G10) 성적이 중요하다.
앞으로는 학생의 고교 1학년 성적으로 입학 가능한 대학이 70% 이상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내신성적(GPA)을 평가할 때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지는 않는다.
즉 심화과목(AP, IB) 이수나 수강과목의 수준(Level)을 무시한 산술평균 점수만으로 학생의 학업능력을 평가하지 않는다.
실제로 2010학년도 고대 특례 1차 전형(서류평가로만 선발)에서 심화과목을 하나도 이수하지 않는 수험생이 GPA는 만점에 가까웠지만 불합격하고, GPA 평점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심화과목을 이수한 수험생이 합격했다.
또한 대학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여건도 고려한다.
국제학교를 오래 다닌 학생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평점을 요구하지만, 국제학교에 갓 전학 온 학생의 낮은 성적은 용인될 수 있다.
하지만 갓 전학 온 학생 모두에게 관대하지는 않다.
자신의 부족한 능력과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해 일정한 성과를 보여준 학생들만이 높게 평가를 받는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대학에서 요구하는 것은 자신은 남과 비교할 때 불리한 조건이었으니 용서를 해달라고 쓰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열정으로 학업에서 성과를 올렸음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아울러서 현재 초,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한다며 소위 말하는 ‘스펙 쌓기’, 즉 공인성적 확보나 과시용 봉사활동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매주 2편의 책을 읽고 한 번은 한국어로 그 다음에는 외국어로 독서감상문을 쓰는 것이 더 적절한 투자이다.
분명 입학사정관제는 'Show'이다. 고로 학생들은 자신만의 열정이나 재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벤트(event)가 아닌 학업과 관련된 재능과 열정을 과시해야 한다.
▷권철주(글로벌입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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