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생생뉴스]
4월을 마감하는 국내 증시가 중국 금리인상에 따른 중국경제 긴축 우려로 32.80포인트 급락한 채 마감하자 일부에서 2004년판 ‘차이나 쇼크’ 재발을 걱정하고 있다.
2004년판 차이나 쇼크는 4월 29일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정책을 선언하면서 우리 증시가 한동안 침체에 빠진 것을 가리킨다.
코스피 지수는 당시 하루 새 3.44%나 급락했고 외국인은 7700억원을 내다 팔았다. 900선을 넘나들던 지수는 이후 8월 2일 연중 최저치인 719.59까지 떨어지며 700선 붕괴 위기에 처했다.
삼성증권은 하지만 이번 중국 發 주가 하락은 그때와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증권 황금단 애널리스트는 우선 이번 중국의 금리 인상을 강력한 긴축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이 단행한 긴축 조치 중 강도가 가장 높은 것은 창구 지도, 다음이 지급준비율 인상이고 이번에 실시한 대출금리 인상은 그 다음 이라는 것. 앞으로 추가적인 긴축 조치가 마련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일단 이번 조치만 놓고 봤을 때 지난 2004년 단행된 지급준비율 인상 조치보다 약하다는 설명이다.
두번째로 세계 경제성장의 중국 의존도가 당시보다 줄었다는 것을 꼽았다. 대표적인 예가 살아나는 일본과 떠오르는 중동, 그리고 식지 않은 인도라는 것이다.
최근 원자재를 비롯한 상품 가격의 상승과 신흥시장의 주가 강세가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지 않았고, 우리 시장의 상승 종목 또한 차이나 플레이어(China-player)에 국한되지 않았음을 상기하면, 중국이 주는 충격 역시 분산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황 애널리스트는 세번째로 이른바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들었다. 2004년 당시에는 KOSPI가 4월 23일 장 중 939.52p를 고점으로 8월 4일 장 중 713.99p 저점까지 225.53p(24.0%) 하락했지만 이 포인트가 아직까지도 최저점으로 남아있을 만큼 이후 주가는 상승을 거듭했다.
차이나 쇼크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 오히려 주가 조정의 폭과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황 애널리스트는 “이번 중국의 금리인상으로 촉발된 주가 하락은 과열 해소가 필요했던 상품시장과 신흥시장의 조정과 함께 좀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술적으로 상정할 수 있는 지지선은 1380~1400포인트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