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 출판당국은 책 표지는 물론 책 안의 모든 활자에 금박을 입힌 초고가 서적들이 사치풍조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황금서’의 출판과 판매를 금지했다.
중국에서는 ‘마오쩌둥 시사친필(毛澤東詩詞手迹)’ ‘쑨원 제사 친필(孫中山題詞手迹)’ ‘손자병법’ 등 10여종의 황금서가 유통되고 있다. 고전과 정치인 어록이 주류를 이루는 황금서는 값이 일반 서적의 1,000배에 이르는 1만3,600~2만2,600위안(163만~270만원)에 팔리고 있다. 출판사들은 황금서의 희소가치를 높이기 위해 출판량을 1,000권으로 제한하는 상술도 부린다.
톈진(天津)의 한 서점은 “황금서를 정치인들에게 선물하십시오”라는 광고 문구를 내걸어 황금서가 뇌물로 유통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와 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기간 중 일부 위원들은 황금서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중국 언론들은 “금 1g으로 50~60㎡의 금박을 입힐 수 있어 황금서에 사용되는 금의 양은 고작 수백위안 어치에 불과하다”며 “출판업자들이 수십 배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폭리를 노린 일부 출판사의 황금서 판매는 정신문화상품의 사회적 기능을 심각히 훼손한다”고 강조, 강력한 단속을 시사했다.
중국 당국은 황금서와 함께 은도금 서적, 옥 등 보석 및 고급 나무자재를 사용한 고가 서적의 출판과 판매도 함께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