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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강명선, 정현진/베이스 조태함 김문선/드럼 류영철/보컬 임채연/키보드 이재혁/트럼펫 정형군/밴드마스터 조은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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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섭리처럼 청춘의 열정도 중년의 나이에 이르면 사그러드는게 일반적이다. 익숙한 일들은 단순화시키고, 활동반경은 좁혀나가는 것이 중년본색이다. 새로운 도전은 엄두내기조차 힘들다.
40부터 60까지 평균나이 46세. 이들이 상하이 오빠밴드를 결성했다.
8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이들은 평소 악기연주를 취미로 삼았거나, 대학 락밴드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그룹은 아니다. 그저 중년의 열정을 악기와 밴드로 내뿜어내는 평범한 직장인 밴드다.
풍도국제 지하의 자재창고 한 칸을 연습실로 마련해 매주 목요일 퇴근 후 밤 9시부터 12시까지 합주연습을 한다. 낮은 천정의 2평 남짓한 공간에 악기와 앰프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지만 방음시설까지 갖춘 나름 훌륭한 연습실이었다.
“퇴근 후 연습은 가끔 피곤하기도 하지만 즐거운 스트레스다. 오히려 직장생활에 힘도 생기고 활력소가 되고 있다.” 베이스기타를 맡은 조태함 씨는 중년의 나이에 악기에 열정을 쏟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어릴때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세대들이라 악기 한 두개 정도는 기본으로 배우는 요즘 아이들이 부러웠다는 그들은 이러한 것이 동기부여가 됐다고 한다.
이젠 각자 연습한 악기들이 하나의 곡으로 탄생되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라는 것.
정형군 씨는 20년 만에 트럼펫을 꺼냈다. “20년 전 부인이 선물로 사준 트럼펫을 한국에서는 주변 여건상 배우지 못하고 모셔두었다가 이번 밴드 결성을 계기로 처음 해보게 됐다”는 그는 “오빠밴드가 준 20년만의 기회”라고 덧붙인다.
키보드를 맡은 이재혁 씨 역시 어렸을 때 피아노를 잠깐 배웠던 것이 전부다. 전형적인 베이시스트답게 말수가 적은 김문선 씨 또한 밴드 결성과 함께 악기를 구입해 연습을 시작한 경우다. 모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보컬 임채연 씨는 최근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악기를 배우는 즐거움에 빠진 그는 “상하이에서 노래방이 아닌 밴드연주에 맞춰가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은 영광이다. 앞으로는 연주공연을 통해 봉사할 수 있는 기쁨을 찾고 싶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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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오빠밴드의 일등공신은 조은아 씨다. 밴드마스터로 불리는 그녀는 음대 작곡과 출신으로 퍼스트기타를 맡고 있는 남편 강명선 씨와 함께 팀내 유일한 대학밴드 출신이다. 밴드단장은 드럼을 맡은 류영철 씨이지만 연습실에서는 이들이 실제 리더다.
기타를 맡은 정현진 씨는 “40~50대 직장인들이 모여 술자리가 아닌, 좀더 생산적인 모임을 해보자는 취지를 담고 시작했다. 이제는 6개월여 10곡정도 연습을 통해 기량도 다져서 한인사회에 봉사기회가 주어지는 무대라면 어디든 서고 싶다”고 말한다.
인터뷰를 마친 이들의 연습이 시작됐다. 비틀즈의 명곡 ‘렛잇비(Let it be)’와 YB밴드의 ‘사랑 투(two)’. 직장에서는 다들 프로들이지만 아마추어 밴드의 수줍음과 진지함이 묻어나는 연주다. 중년의 열정과 도전에 절로 박수가 나온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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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미 기자님, 수고 많으십니다.
위 글 중 수정할 부분이 있어요. [유영철->류영철] [작곡가->작곡과] [김명선->강명선] '김명선'이라는 명칭이 두 번 사용되었습니다. 제 이름은 '강명선'입니다.
기자님께서 인터뷰하실 때 저는 늦게 연습실에 들어갔었죠. -해야 할 강의 끝내고- 부끄럽지만 제 기타 연주들 들려 드리고 싶었는데. 기자님은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제가 기타 튜닝할 때 취재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실력있는 드러머 류영철 씨도 안 계신 연습실.. 저는 무척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한 번 더 취재해 주신다면 그때는 류영철 드러머도 계실 테고 저도 꼭 참석하고 싶답니다. ^^
고수미 기자님, 바라시는 일 모두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