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연구소 채득환 상하이 지점장 "대원외고 1학년 때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가 고등학교, 대학교를 마쳤습니다. 대학 땐 영문학을 전공했죠. 일본과 한국을 넘나들며 살아온 제가 상하이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습니다. 2주간의 출장이 계기가 되어 정착하게 된 상하이, 이젠 한국과 일본에 이어 또 하나의 고향이 생긴 셈이죠."
한국 최고의 보안 솔루션 업체 안철수 연구소의 상하이 지사를 맡고 있는 채득환 지점장은 2001년 안철수 연구소 해외사업부에 입사 후, 중국 내 일본 기업의 시장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2주간의 출장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 2주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 1년간의 장기 파견 뒤 주재원으로 파견된 채 지점장,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중국어는 언어 장애 수준'이었던 그가 상하이에 정착하기까지는 많은 곡절과 시련이 있었다.
3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혼자서 거래처와 대리상을 발굴하며, 상하이와 화동 지역에 안철수 표 V3를 깔아온 채 지점장은 최근 일본 최대의 게임업체 SEGA와 계약을 맺는 등 한국과 중국, 일본을 넘나드는 다국적 비즈니스로 내실을 다져왔다.
"처음 상하이 사무실은 연락 사무소의 기능만 했었습니다. iPark에 홀홀단신 입주한 후 최근 사업 확장으로 직원이 늘어나면서 개인적으로는 더욱 많은 일과 책임이 맡겨진 거라 생각됩니다. 상하이 화동 지역의 모든 컴퓨터에 V3가 깔릴 때까지 지금보다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안철수 연구소 상하이 지점의 직원은 현재 채 지점장을 포함해서 7명, 다음주에 10명이 새로 입사한다고 한다. 초기 채 지점장 혼자서 `일당백'을 하던 시절에 비해 직원이 무려 17배나 늘어난 셈이다.
고등학생 시절 일본에 건너가 대학까지 마친 그에게는 한국과 일본의 정서가 다분히 배여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중국에 와서 중국인 직원을 관리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을 터.
"추진력 강한 한국, 조직력 강한 일본에서 일을 해왔지만 중국은 글쎄요, 개인주의적 성향이 너무 강하다고 할까요.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이(异) 문화를 받아들이는 능력을 향상 시키라는 것입니다. 세계를 넓은 마음으로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타인과의 차이도 이해하게 되는 것이죠."
한국과 중국, 일본을 넘나들며 V3를 깔아온 채 지점장, 그의 글로벌 마인드 만큼이나 그의 사업도 쭉쭉 뻗어나가길 기대해본다.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