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 온 지 만 3년. 정신 없는 횡단보도와 영원히 적응되지 않을 것 같았던 자전거들. 나와 같은 도로상에 있는 그것들이 이제는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상하이에서의 문화생활이라는 게 사막에서의 오아시스라고나 할까? 한국에 가야만 접할 수 있는 것이라는 나의 잘못된 생각들이 하나 둘씩 깨지기 시작했다.
상하이 안에 있는 조그만 한국, 그 울타리 안에서의 안이한 생활들. 더 넓은 중국 내면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야 할 무엇인가의 동기가 필요했다. 그러던 참에 우연히 알게 된 미술투어. 아트에는 문외한이었지만 또 다른 신선한 경험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상하이 아트페어, 상하이에서는 5월과 9월에 아트페어가 있다고 한다. 나라나아트 사장님의 친절하신 작품 설명으로 무심코 지나쳐 갈 우리들의 발걸음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새로운 각도로 작품을 보게 되기도 했다. 그 많은 작품들 중 우리 아이들에게 제일 인기 작품은 역시나 한국인작가의 작품이었다.
벗겨진 바나나 껍질 속의 다양한 과일들. 같은 민족으로서 뭔가 통하는 게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상하이 문화원에서 도시락을 먹은 후 와이탄에 있는 갤러리 탐방을 했다. 작가들의 작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니 나도 그 속으로 뛰어 들어가 그 빗자루로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맘이었다.
아이들에게는 혹시나 길고 낯선 미술투어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점핑 클레이 활동 시간은 매우 흥미로웠다. ‘집’이라는 주제에 정말 다양한 집들이 완성되었다.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며, 미국 유명작가 Jeffrey Hessing 개인전에도 참석하게 되어 더욱 뜻깊은 하루였다.
현지 교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 주시는 상하이저널과 나라나아트, 하나투어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하나투어의 지속적인 지원과 일회성이 아닌 정기적인 ‘미술투어’가 되었음 하는 바람이며, 우리 가족 또한 앞으로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
▷강귀남(k2n200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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