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투자 등 협력 강화..대만에 유리하게 구성돼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엔 불리할 수도
중국과 대만이 29일(현지시간) 충칭에서 제 5차 양안회담을 열고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서명한다. ECFA 체결은 양국간 서비스 무역 개방을 포함한 광범위한 무역 협정으로, 사실상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협정 체결은 중국과 대만이 앞으로 거대 단일시장, 이른바 `차이완(China+Taiwan)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양국은 이날 오전 ECFA 체결과 관련한 막바지 조율에 들어간 뒤 오후에 정식으로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 중국·대만, 무역·투자 등 협력 강화 ECFA 체결문서의 주 내용은 상품무역과 서비스무역, 투자, 경제협력, 조기수확(Early Harvest Program) 등이다. 이 가운데 조기수확 품목은 2년 내 관세가 폐지되며 중국이 267개, 대만이 539개 제품을 포함시켰다. 대만의 조기수확 품목 가운데 108개는 곧바로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며 나머지 품목은 2년 뒤 무관세가 적용된다.
중국이 대만에 개방하는 품목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38억달러, 전체 대만제품 수입의 16%에 해당하며, 대만이 개방하는 품목 규모는 28억6000만달러로 전체 중국제품 수입의 10.5%에 이른다.
서비스 무역에 있어서는 중국이 회계와 병원, 은행, 증권 등 11개 업종을 개방하고, 대만은 연구·개발과 전시, 은행 등 9개 업종을 개방하게 된다.
이번 협정 항목은 특히 대만에 유리한 방향으로 구성돼 있어 중국이 대만을 정치적으로 포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직까지 대만은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나 과거에 비해 양국 무역이 대폭 개선된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중국이 지난 1월 동남아시아국가들로 구성된 아세안(ASEAN) 국가들과 FTA를 체결한 뒤 상대적으로 대만은 불리한 입지에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필립 양 국립 대만대학교 교수는 "이는 대만에 있어 경제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삶과 죽음의 문제"라며 "이번 협약을 체결한다면 아세안과 한국 등 기타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 한국·일본 등 아시아에 미칠 영향은 이번 협정 체결로 한국과 일본 등 기타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대(對)중국 수출이 다소 불리해진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만과의 경쟁이 치열한 화학과 정보기술(IT) 업종 등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과 겹치면서 우리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체결 항목 가운데 대만이 원했던 PVC의 관세 철폐와 반도체 업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에 다소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아세안에 이어 우리나라와 일본도 이르면 2012년 FTA를 체결할 것으로 전망돼 중국과 대만이 서둘러 이번 협정을 체결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마잉주 대만 총통은 앞서 중국과의 협정 체결이 미뤄진다면 대만이 무역상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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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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