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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중원 옛 무사의 자유분방함을 닮고 싶다

[2010-08-12, 18:07:07] 상하이저널
 
장가계(张家界)

이번 여행은 장가계-봉황고성-장사-푸저우-샤먼을 향한 여행이었다. 상하이 남역에서 오전 11시 51분 기차를 탄 우리는 아침 7시, 장가계역에 도착했다. 중국에서 황산, 계림, 운남, 화산 등 여러 종류의 산세의 산들을 다녀봤지만 모두가 가지각색인 만큼 이번 ‘장가계’의 산도 또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황산은 영험함, 화산은 거친 느낌이었다면, 장가계의 산들은 무언가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고대적인 느낌이 흐르는 산이었다. 돌아보는 곳들마다 각가지의 풍경으로 나의 눈을 즐겁게 했다. 특히 천길 낭떠러지에 기형적으로 자라나는 나무들은 생명의 끈질김을 나에게 보여준 듯 싶었다.

 
다시 내려온 후, 전체길이가 10리가 넘는 금편계(金鞭溪)라는 긴 계곡을 낀 채로 걸었다. 산속의 나무들의 기운가 물이 들려주는 청량한 소리가 내 마음의 더위를 다 가셔주는 것 같았다. 가끔씩 보이는 물안개가 더욱더 산의 신비함을 증가시켜주는 듯 했다. 10리가 넘는 길을 맑은 공기와 맑은 물과 함께 벗삼아 걷다 보니 금새 지나갔다.

천문산(天门山)
다음날 ‘천문산’에 올랐다. 그곳의 케이블카는 세계에서도 그 길이를 자랑하는 것으로 다 올라가는 데만 해도 몇 십 분이 걸렸다. 천문산이 유명한 이유는 러시아 비행기 5기가 비행쇼를 하면서 천문산에 나있는 구멍으로 지나갔기 때문이다. 우리가 갔을 땐 운이 좋게도 보기 어렵다는 그 산 구멍에서 안개가 뿜어져 나오는 광경을 보았다. 천문산의 잔도는 천길 낭떠러지에 길을 지은 것으로, 그 몇 킬로 되는 공사에서도 죽은 인부가 한 손에 꼽힌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곳의 옆은 절벽이었는데, 중국에 거사가 있을 때 마다 폭포가 흘러내려서 예지능력이 있는 폭포하며 신성시 하기도 한다. 산에서 내려온 후, 봉황고성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봉황고성(凤凰古城)
‘봉황고성’은 아침에 가장 아름답다고 해서 잠을 줄여가며 새벽 일찍 일어나 고성으로 향했다. 고성은 역시 개천 하나가 가로지르고 있었는데 상하이의 그것보다 훨씬 스케일이 컸다. 그리고 묘족 산적들이 사는 곳으로 갔는데, 이곳은 산적들을 순화시킨 곳으로써 산족들의 후예들이 살고 있었다. 묘족은 노래와 춤을 사랑하는 민족으로써 대가(對歌)를 불러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볼만한 것을 없었던 것 같다.

 
장사(长沙)
저녁에 ‘장사’행 기차를 탔다. 창사에 도착한 후 ‘악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악양은 동정호와 악양루가 있는 곳이다. 중국 여타 많은 서적들에서 동정호와 악양루의 아름다움을 찬미한 글들이 많아서 왠지 기대가 되는 곳이었다. 악양루를 관람하러 들어갔다. 그 곳에는 각 나라 때의 악양루의 동상이 있었다. 정말 각 시대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동상이었다. 악양루에는 판중옌이란 문인이 쓴 ‘악양루기’라는 문장이 유명했다. 그래서인지 많은 곳에 그 글이 보였다.

샤먼(沙门)
다음날, 무이산으로 갈려는 계획을 부득불 변경하게 되었다. 기차가 9시간 연착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에어컨도 안나오는 찌는 기차에 25시간이나 갇혀있었다. 그래서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여장을 풀고 잠을 청했다. 기차역에서 다시 아침에 샤먼으로 가는 고속열차를 탔다.

샤먼에 도착한 후에, ‘구랑위’라는 섬으로 배를 타고 갔다. 그 섬은 바퀴가 있는 건 못다니는데, 자연보호와 관광의 편의 때문이라 했다. 하지만 해수욕하러 가서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보니 과연 자연이 보호가 되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버스를 타고 ‘토루’라는 곳으로 갔다. 토루는 동그랗게, 네모낳게 크게 건물을 지어서 그 안에서 거주하는 집이다. 미국의 위성이 이곳을 찍은 후, 미사일 기지인줄 알고 스파이를 보냈다가 주거지인줄 알았다는 소문도 있다. 게다가 또 예전 ‘카인과 아벨’이라는 드라마에도 등장한 적이 있어 유명한 명승고적 중 하나이다. 과연 미사일 기지로 오인할 만큼 그 크기는 거대했다.

이번 여행은 중국 중원, 그 옛날 무사들이 활보하던 무대를 보고 왔다. 그 넓은 동정호 같은 마음을 갖길 바라고, 장가계의 산 같이 자기만의 색을 갖게 되길 바라고, 중원의 옛 무사의 그 자유분방함을 닮고 싶다.

▷박두리(pdoor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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