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아마추어 골퍼가 400만명을 넘었다고들 한다. 불과 몇 년 전 200만명을 거론했는데 두 배로 불어났다. 이 수치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골퍼의 기준을 어떻게 삼을 지는 딱히 정해진 것이 없다. 골프클럽을 갖고 있으면 골퍼가 되는 것인 지, 골프채널을 즐겨 보면 골퍼로 봐야 하는 지, 최소한 연습장이라도 가 본 사람을 골퍼로 봐야 하는 지, 아니면 최소한 골프장 라운드를 해본 사람을 골퍼로 봐야 하는 지 등 정해진 것은 없다.
얼마전 외신에서 미국의 골퍼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 때 그 기사는 1년에 최소한 6회 라운드를 하는 사람들을 골퍼의 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미국처럼 골프치기 좋은 환경에서 연간 6회 라운드는 좀 인색해 보이지만 그만큼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는 사람들이 예상보다 그리 많지 않는 거 같다.
그럼 국내에서 1년에 6회 라운드를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말 현재 국내 골프장 수는 퍼블릭 128개, 회원제 182개 등 310개라고 한다. 18홀당 연간 평균 내장객은 7만명 안팎으로 본다. 매년 누적인원 2200만명 정도가 전국의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골퍼들의 상당수는 ‘매니아’에 가깝다. 매주 1회 정도 라운드를 하는 골퍼들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주 2-3회 라운드를 하는 골퍼들도 많다. 연간 50회 이상 라운드하는 매니아층이 두텁다. 이들의 빈번한 라운드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골퍼들의 숫자는 400만명보다 훨씬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들은 ‘주말 골퍼’라는 말을 자주 쓴다. 즉 주말에만 골프를 친다는 얘기다. 시간이 없어 주말에만 골프를 즐긴다는 말인데 아시다시피 주말은 부킹도 어렵고 비용도 평일보다 비싸다. 즉 주말에 라운드를 나간다는 것은 상당한 재력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주말에 라운드하는 사람은 아마추어 골퍼 가운데 혜택받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주말 골퍼들 가운데 상당수는 접대 골프가 많다. 비즈니스 목적으로 회사돈으로 골프를 친다. 그래서 ‘주말 골퍼’란 표현은 “전 주말에 대부분 ‘접대 골프’를 나갑니다”라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아마추어 골퍼는 ‘주말 골퍼’라는 표현보다 ‘레크레이션 골퍼’ 또는 ‘엔조이 골퍼’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거 같다. 그리고 국내처럼 매니아층이 두터운 경우에는 연 3회 정도만 골프장에 나가서 라운드를 하더라도 골퍼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