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1천400년 역사의 중국 대운하가 쓰레기 투척등 오염과 훼손으로 폐기될 위기에 처해 있다.
수(隋)나라 시대에 건설된 베이징(北京)-항저우(杭州)간 대운하는 1천747km 곳곳이 가뭄 등으로 물길이 끊기고 산업화 과정에서 마구 훼손되면서 제모습을 잃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운하는 우선 일부 구간의 단류(斷流)로 기본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산둥(山東)성 지닝(濟寧) 이북의 북부 운하의 상당한 구간은 현재 물길이 끊긴 상태고 운하 곳곳이 쓰레기로 매립되거나 농토로 잠식되면서 사라지고 있다.
중부 운하와 남부 운하도 물길이 남아있긴 하지만 단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운하는 또 주변 도시에서 흘러나오는 하수가 유입되고 주민들이 생활쓰레기 등을 마구 버리는 바람에 심각한 수질오염과 함께 풍치훼손을 겪고 있다.
또 대운하 주변의 급속한 도시화 및 공업화 과정에서 운하를 가로지르는 다리와 줄이은 고옥, 상점 등이 헐리고 운하변을 수놓았던 나무들이 잘려나가고 있다.
진시황 때 착공돼 수 양제 때 완성된 대운하는 남북으로 6개 성(省)을 관통하며 교통, 운수, 수리, 지리, 역사, 문물, 생태 면에서 문화의 주랑 역할을 해왔다.
중국은 현재 대운하를 통일 관리하는 기구가 없이 각 지역별로 관리되는 '소운하'로 전락했으며 소관부처도 수리부, 건설부, 국토부, 문물국 등으로 분산돼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대운하의 실상을 연구해온 전문가 3명이 대운하가 지나는 18개 시(市)의 시장에게 편지를 보내 대운하 보존을 위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것을 건의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양회에선 정협위원 58명이 "대운하를 구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대운하 보호조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산지샹(單霽翔) 중국 국가문물국장은 "대운하에 대한 국가급의 감독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혼란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에는 대운하가 점차 황폐화한 이후 소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