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장동건이 출연한 첸카이거(陳凱歌) 감독의영화 '무극'이 연이어 풍파를 겪고 있다.
지난 9일 중국 건설부 부부장 치우바오싱(仇保興)이 항저우(抗州)에서 있은 한 국제토론회에서 영화 무극이 윈난(雲南)성 샹그릴라(香格里 拉)의 산상호수인 벽고천지(碧沽天池)에서 촬영하면서 환경을 심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한데 이어 이번에는 국가환경보호총국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보호총국은 12일 위난성의 환경보호총국에 의뢰해 영화 제작팀이 샹그릴라의 환경을 얼마나 훼손했는지를 정밀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무극의 제작자인 천홍(陳紅)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샹그릴라에서의 촬영은 윈난성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성정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윈난성의 환경보호당국은 이 사건을 중시, 환경전문가를 샹그릴라로 파견해 정밀 조사할 계획이어서 조사결과에 따라 영화제작팀이 철퇴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치우바오싱 건설부 부부장은 당시 벽고천지는 해발 4천m의 고산지대에 있는 호수로 물이 맑고 깨끗할 뿐아니라 주변에 보기드문 두견화가 분포해있는 원시림과 초지로 덮여있었으나 무극 영화 팀이 온 이후 재난을 당해 도시락통과 술병, 비닐봉투, 비옷 등 쓰레기가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화팀이 호수 주변에 100여개의 말뚝을 박고 땅을 갈아 길을 냈으며 퇴락한 목조다리가 호수를 가로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무극'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지금까지 영화제작과정에서 환경오염 사례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신조협려'는 제작당시 쓰촨(四川)성의 지우자이거우(九寨溝)에서 촬영하면서 진주폭포의 사방의 푸른 이끼를 산산조각내고 신선지(神仙池)에 인공구조물을 만들어 지우자이거우 산림당국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또 칭런제(情人結)라는 영화는 하얼빈공업대학의 국가일급보호건축물안에 세트를 만들고 이 건축물의 구조를 변경하기조차 했다.
'무극'의 샹그릴라 파괴를 계기로 영화제작자들의 무의식이 다시 한번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