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중국 위안화 환율이 지난해 7월 절상 이후 처음 달러당 8위안이 붕괴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유로화, 엔화 등 세계 주요 통화에 대해 달러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위안화도 8위안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며 예상했던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미국 정부가 달러화 약세를 묵인하고 있는데다 위안화 절상압력의 근거가 되고 있는 중국의 무역수지는 4월 들어 크게 호전되는 등 위안화 강세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며 남은 문제는 절상속도와 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 행정부, 약달러 용인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최근의 달러 약세를 묵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강달러'지만 달러 약세로 무역수지 적자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약달러'를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약달러 용인으로 미국의 3월 무역적자는 620억달러로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기준 미국 무역적자가 GDP의 6.5%로 부담스런 수준이어서 부시 행정부의 약달러 용인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대규모 무역적자가 경제 성장의 장애물이 될 수 있으며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이슈로 부각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부시 행정부가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약달러를 받아들이고 있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존 스노 재무장관이 중국의 환율 정책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위안화 환율 조정' '유연성' 문제를 언급하고 있지만 정작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해서는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고 있는 것에서 부시 행정부의 이 같은 입장이 드러나고 있다.
중국 무역흑자 확대, 위안화 절상요인
반면 중국의 4월 무역수지가 크게 호전된 점은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4월 흑자규모는 105억달러로 전달(110억달러)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전문가들의 전망(72억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36% 늘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무역 통계로 인해 위안화 환율이 다시 조명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미국 역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위안화에 대한 절상 압력은 늦추지 않고 있다.
경기 과열을 억제한다는 이유로 중국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금리를 기존 5.58%에서 5.85%로 0.27%포인트 전격 올렸지만 중국의 과도한 성장을 부추기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역흑자 급증이어서 위안화 추가 절상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정 정도의 위안화 절상은 자국의 경기과열을 우려하는 중국 정부가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중국의 위안화 절상 추세는 계속될 것이며 남은 문제는 절상속도와 폭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모간스탠리가 외환시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올해 달러 대비 위안화의 평가절상 수준은 2.0~5.0%라는 응답이 1월과 5월에 각각 52%와 58%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