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한국학교 배드민턴 동호회
"배드민턴은 완벽한 전신운동입니다. 시속 200㎞이상으로 날아 오는 셔틀콕을 받아야 하니 순발력이 있어야죠. 스매싱을 하려면 유연성과 힘이 좋아야 하고 푸싱을 위해서는 빈 공간을 빨리 파악 하는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지난 10일 강청학교 대강당. 60여명의 상해한국학교 교사 동호회원들이 주고받는 셔틀콕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한번 치면 2, 3시간 정도는 정신 없이 친다는 동호회원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배드민턴의 마력에 푹 빠져있었다.
이들 동호회의 특징은 바로 회원이 순수 한국학교 교사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한국학교 교사들의 유일무이한 동호회로 발족된 것은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양국진 교사의 힘이 컸다고 한다.
"교사들끼리 뭉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했습니다. 교사들간 친목을 도모하고, 운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자는 목소리가 가장 컸습니다. 하루 종일 학교 안에서만 활동하니 자연스레 운동은 게을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가시간을 좀 더 알차게 활용해 보자는 목적도 있었죠." 우연히도 이들을 찾아간 날은 시합이 열리는 날이었다. 작년 창단 이후 3번째 열리는 경기라고 한다.
평소에는 활동하지 않는 비회원 교사들과 원어민 교사까지 한데 어우러져 열심히 시합에 임하는 모습이 활기차 보인다.
이 날 시합의 진행을 맡은 사공병구 체육교사는 이번 대회가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한다. "대회에 60여분의 선생님이 참가하셨습니다. 처음엔 회원만을 대상으로 할까 생각했지만, 무엇보다 이런 대회는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 교직원을 비롯해 원어민 교사까지 모두 포함시켰습니다. 이에 모두들 기쁜 마음으로 참가하셨죠.*
평소 개인적 일 때문에 동호회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한 교사는 "교사간 이러한 친목단체가 있는 것이 교사 입장에서도 참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조만간 빨리 동호회에 가입해서 이러한 분위기를 몸소 체험하고 싶다"는 바램을 나타내기도 했다.
동호회는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아이들이 하교한 후 강청학교 강당을 빌려 진행된다.
약 40분간 진행되는 연습에 다들 열심히 채를 휘두른다. "많은 사람들이 배드민턴 라켓을 `파리채'라고 하며 쉬운 운동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어요. 하지만 직접 해 보는 순간부터 생각이 달라집니다. 운동량이 얼마나 많은지 한 게임 뛰고 나면 땀이 소위 `한 바가지'는 흐릅니다. 중년의 상징인 뱃살이 생길 틈이 없죠."
양국진 교사는 동호회 종목으로 배드민턴을 택한 것에 대해 무엇보다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고, 운동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활동량이 적은 교사라는 직업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을 더 열심히 가르치려면 체력 단련도 게을리하면 안되겠죠. 셔틀콕에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담는 셈입니다." 함박웃음을 짓는 선생님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이 아름답다.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