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맞지 않고 경제적 부담만 가중"재외동포들에게 한국 입국의 기회를 주고 기술교육을 받게 해 더 나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하려고 한국법무부가 작년에 도입한 '재외동포 기술연수제도'가 도리어 중국조선족들로부터 큰 불만을 사고 있다.
한국법무부는 지난해 7월부터 중국과 CIS(독립국가연합) 지역 등 외국국적 동포들을 대상으로 '재외동포 기술연수제도'를 도입, 시행해오고 있다.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한 재외동포 가운데 전산추첨을 기다리는 이들을 대상으로 우선 단기종합(C-3) 비자로 한국에 들어오게 한 뒤 기술연수를 받고 해당 분야에서 일하면 단계적으로 비자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제도이다.
하지만 실제 이 제도의 주요 대상인 중국조선족들은 교육내용이 자신들의 현실에 맞지 않고 경제적 부담만 된다며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20-30대 젊은이들은 중국내 대도시로 진출하고 결국 한국에 들어오는 조선족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며 농촌출신이 대다수다. 한마디로 농촌에서 평생 살다가 50대에 외국어가 가득한 교재를 보며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국조선족들의 주장이다.
설사 자격증을 딴다고 해도 나이가 많아 이들을 받아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이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기술연수에 따른 경제부담도 중국조선족들에게 만만치 않다. 한 달 학원비가 한화 25만원인데 석 달치 75만원을 한꺼번에 내야 한다. 연수 3개월 후부터 자격증을 딸 수 있지만 중국조선족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언감생심'인 것을 감안하면 9개월간 꼬박 학원에 다녀야 한다. 결국 학원비만 한화 200만원이 넘는다.
기술연수를 받는 중국 조선족들은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께 'C-3 연수생 연합회'를 구성,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한국 법무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보내기도 했다. "한국에 올 기회를 준 것은 고맙지만 학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우리와 맞지가 않다"며 "하다못해 한국 법을 가르쳐주거나 취직에 유리한 교육을 해줬으면 하는 게 연수생들의 공통적인 바람"이었다.
▷연변일보/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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